매일 아침 인터넷이나 신문으로 뉴스를 훑어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 한국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온갖 매체들이 입을 모아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로 접하는 언론이 '종합 일간지'라서 그럴지 모르겠으나 지역언론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솔직히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다. <오마이뉴스>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인터넷 일간지를 지향하고 있지만, 누리집 첫화면에서 눈에 띄는 기사들은 대부분 '서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게 정치 기사든, 사회 기사든, 문화 기사든 말이다. 그래도 <오마이뉴스>가 '서울지역 언론'이 되지 않은 것은 지역에서 활동 중인 시민기자들 덕분이다. 이들이 있기에 '서울 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들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각도로 접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이번 주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12년째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용한(news4u) 시민기자를 찜했다. 최근 대구 방천시장 내 김광석 벽화를 기사로 독자들에게 알린 그를 말이다(관련기사 :
김광석이 그리우면 이 재래시장으로 오세요).
☞ 김용한 시민기자가 쓴 기사 보러 가기
-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입니다. 흔히 386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입니다. 본디 고향은 서울인데 대구와 인연이 닿아 결혼까지 하고, 지금은 이곳에 자리 잡고 살고 있어요."
- 지난 2001년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가입하셨군요.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인터넷 매체에 글을 쓰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하던 차 당시 신생 매체로서 급부상하고 있던 <오마이뉴스>의 매력에 끌렸어요.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덕분에 지금까지 발을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쓰신 기사가 무려 1663건입니다. 본업과 병행하기 만만치 않을 텐데요. 본인만의 시간 안배 방법이 있나요?"시민기자 활동 초창기에는 일주일에 꼭 서너 꼭지는 기사 송고를 했는데 지금은 체력이 딸리는지 보름에 기사 한 건 쓰기도 힘이 들지요. 취재 요청이 들어온 것을 미리 확인하두거나, 급하게 취재할 것, 취재가 예상되는 것 등을 분류해 기사를 쓰는 편입니다. 사실, 퇴근하고 난 뒤 취재하고 기사 쓰는 경우가 많아 시간 안배는 쉽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도 써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 본업 외에도 취재를 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을 텐데요. 시민기자 활동에 보람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가수·영화배우·뮤지컬 배우·전문 직종 종사자 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꼽고 싶네요. 다양한 일들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사실, 제가 다른 직종을 선택했다면 여행가이드나 신문 기자를 택했을지도 모릅니다."
- 기사 이력을 보니 문화 기사를 많이 쓰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취재 요청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사전 취재가 되지 않으면 리뷰 기사로 쓰는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기사를 재미있게 써야 하는데,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이 저의 고민이기도 하죠."
- 최근 김광석 벽화와 관련된 기사를 쓰셨습니다. 기자님에게 김광석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가객 김광석씨가 살아있었을 때는 별로 인상 깊지 않았어요. 노랫말은 그냥 무심코 들었고, 텔레비전에 나와도 무심하게 지나쳤죠. 하지만, 김광석 관련 기사를 몇 차례 작성하면서 '참 좋은 가수를 일찍 잃었다'는 아쉬움이 앞서더군요. 저에게 그는 '우리 삶을 잘 노래하고, 대변해주는 가수'랍니다."
"지역 중요 뉴스도 신경 써주세요"
- 지금까지 기사를 쓰시면서 '이건 좀 좋게 배치됐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기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좋게 배치돼야 했다는 기사보다는 '왜 이 기사가 생나무 기사(정식 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기사)일까'라는 의구심이 생긴 기사가 더 많았어요. 솔직히 반감도 있었고요. 하지만 정식 기사로의 채택보다 중요한 과정이 생나무 기사였다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 지역 소식이 <오마이뉴스>에서 조금 소외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자님 생각은 어떠세요?"<오마이뉴스> 초창기에는 페이지 모퉁이에 배치돼 지역면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점이 있었어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지역에서 중요한 사안이나 귀감이 될 만한 소식들이 제대로 부각될 수 있도록 지역 안배에 신경써주시면 좋겠습니다."
-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들의 기사쓰기 실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요.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지역에도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돈은 많이 들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말이죠. 현재 진행 중인 '찾아가는 글쓰기 특강'이나 '전국투어'의 콘셉트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연 3회 정도 지역에서 이뤄지면 좋겠어요. 또한 지역 시민기자들이 발전할 수 있게끔 인터넷 강의도 강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지역에 주재하는 상근기자들이 지역 시민기자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면 좋겠어요. 교육 프로그램도 생기고, 시민기자 모임도 활발히 이뤄지고, 의견 수렴도 지속적으로 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또 하나 더, 시민기자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노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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