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재능교육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승리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노래에 반대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농성중인 여민희, 오수영씨가 손을 흔들고 있다.
 재능교육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승리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노래에 반대편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농성중인 여민희, 오수영씨가 손을 흔들고 있다.
ⓒ 노동과세계

관련사진보기


[기사 대체 : 23일 오후 10시 20분]

"이곳에서 보냈던 199일의 농성의 시간으로 현장으로 돌아가 노조의 깃발을 펄럭일 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합의안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현장에서 승리의 깃발 꽂겠다." (오수영 조합원)

"얼마 전 몸이 아파 힘들었다. 그때 아픈 것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봐 속상했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는 수영이에게 '내가 알아서 한다, 물어보지 말라'고 화를 냈다. 그런데 다 지나갔다. 지금 건강하게 잘 있다. 약속을 지켜서 땅으로 내려가겠다. 동지들과 함께 웃겠다." (여민희 조합원)

길 건너 혜화동 성당 종탑 위의 두 사람을 향해 촛불은 든 사람들은 "오수영, 힘내자, 여민희, 힘내자",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함께 승리하자"고 함성을 질렀다.

잠정 합의안에 단체협약 포함돼 노조 수용 가능성 높아

종탑농성 200일 앞둔 재능교육 노동자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원직복직' '단체협약 원상회복'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종탑 고공농성은 오는 24일로 200일을 맞이한다.
▲ 종탑농성 200일 앞둔 재능교육 노동자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종탑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원직복직' '단체협약 원상회복'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종탑 고공농성은 오는 24일로 200일을 맞이한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종탑에 오른 지 199일 만에 재능교육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재능교육 사측과 전국 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이하 재능교육노조)는 23일 오전,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고(故) 이지현 조합원 포함 12명의 해고자 전원 복직' 등 노조의 핵심 요구를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지난 19일부터 집중 교섭을 진행해왔다. (관련기사: 먼저 내려간 이들의 한마디... "땅 밟고서도 긴 날 살아야")

그동안 노조는 핵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종탑 농성을 지속해왔다. 이날 도출된 잠정 합의안은 조합원 총회를 거쳐 통과돼야 노사 최종 합의안으로 상정된다. 농성 중인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은 노사 합의서가 최종 결정될 때 농성을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재능교육노조의 투쟁은 2007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이날로 2073일을 맞은 재능교육노조의 투쟁은 2008년 사측이 단체협약을 일방해지하면서 계속됐다. 노조는 단체협약이 없는 상황에서는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측에 대항해 투쟁해 왔다. 이날 합의안에는 노조를 인정하는 취지의 '단체협약 원상복귀' 조항이 포함돼 조합원 총회에서 이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능교육노조는 오는 25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합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창훈 전국 학습지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앞에서 열린 '재능교육 투쟁 결의 승리 쟁취 결의 대회'에서 "잠정 합의안은 조직 논의를 통해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조합원 전체의 의견이 잘 합의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합의안 도출은 민주노조 건설의 시작"

 재능교육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승리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재능교육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승리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 노동과세계

관련사진보기


이날 결의대회에 나온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잠정 합의안을 환영했다. 손은정 영등포산업선교회 목사는 이 자리에서 "여민희, 오수영 두 사람이 다른 계절을 지나지 않고 내려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사측에도 200일이 되기 전에 대승적 결단을 내려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목사는 "무엇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서 멀고 먼 2073일의 싸움을 해왔던 노동자들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는 "오늘 합의안을 기다리지 않았던 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며 "지난 2월 6일, 두 동지가 종탑에 올라갔던 심정 그날처럼 떨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오늘의 합의안은 승리가 아니다"며 "민주노조 건설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결의대회는 노래와 춤으로 채워졌다. 민중가수 임정득씨,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래패 '큰 웃음', 서울메트로노조 노래패 '노래물결'의 노래 공연과 몸짓패 '선언'의 춤 공연에 종탑 위의 농성자들은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화답했다. 참가자들은 "끝까지 연대해서 민주노조 건설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를 외쳤다. 마지막으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형제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태그:#재능교육 , #종탑 농성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