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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상류 500미터 인근 수상공연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공주보 상류 500미터 인근 수상공연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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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 시공업체의 계열사인 전남 해남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다가 취재진을 피하고자 20여 분 동안 숨바꼭질을 했다고 한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과 인근에서도 요즘 들어 골프를 치는 주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충남 공주시 수상공연장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1일 오전 9시경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는 30~40여 개의 골프공이 널린 가운데, 골프를 치고 있는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주민은 기자가 사진을 찍고 취재를 시작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고 장비를 정리하는 주민을 만나봤다.

공주 시내에 산다는 주민 A씨는 "가끔 운동 삼아서 오전에 찾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넓은 잔디광장을 만들어 놓고 이용객도 없는데 골프 치는 게 무슨 잘못이냐?"며 "하루에 10여 명도 찾지 않는 이곳을 차라리 골프연습장으로 만들어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도심과 가까운 공원에는 잔디를 심어 가꾸고 있지만, 시설이나 공원이용객이 찾지 않고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골프연습장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백억 들여서 조성한 수상공연장이 공원은 없이 이런 몰지각한 시민들이 골프연습을 한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가사업이 목적성을 잃어버리고 문제가 된 채 방치되면서 예산낭비나 관리 부제로 시민들의 욕구 때문에 이상하게 변질해 이용하다 보면 관리의 사각지대로 빠지면서 범죄현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주시 담당자는 "곰나루 솔밭유원지에서 한두 명의 노인들이 골프를 친다고 해서 직원들이 못하게 제재도 하고 무단으로 설치한 시설물도 다 치웠다. 아침저녁으로 순찰을 해서 (골프)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태그:#4대강 사업, #수상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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