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추석 이후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공사 강행은 절대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여부에 대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시기적으로 추석 이후 여건이 조성되면 한국전력에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때 한국전력 판단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윤 장관은 "한국전력에서는 빨리 공사하자고 한다"면서 "공사란 여건이 되어야 하고, 보상지원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상임위가 열리면 가장 먼저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장관이 말한 '보상지원법'은 '송변전 설비 주변시설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말하며,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금까지 송전선로와 관련한 보상은 간접공동보상이었는데, 법률 개정안에는 주민에 대한 직접개별보상도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공사 필요성을 계속 홍보하고 있다. 한국전력 직원들은 최근 들어 매주 한 차례 밀양 시가지에서 거리홍보·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또 한국전력은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안 수술비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주민 24명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 2명에 대해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놓고 있다. 가처분신청사건은 아직 심리가 열리지 않고 있는데, 주민들은 박훈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공사 재개 움직임에 대해, 6일 이계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국회에서 보상지원법이 처리되면 공사 재개를 한다는 것인데, 그 법안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법을 마치 공사재개 허가서처럼 여기고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보상지원법을 보면 앞으로 발주한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해서는 예방 효과가 있지만, 밀양 주민한테 당장 피해를 보전해 주기에는 효과가 부족하다"며 "개별보상을 한다고 해도 주민 갈등이 일어날 것이고, 피해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위원회와 함께 보상지원법과 관련해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원칙적으로 보상이 필요 없고, 이대로 살게 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갈등과 관련한 자료를 담은 백서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 현황과 주민들의 투쟁 활동 등을 담은 백서를 내기로 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5월 말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