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원고가 똑각 똑각 데드라인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서재밖 노을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낮에 내린 비가 남긴 선물입니다.
다급한 원고를 밀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노을에 마음 설렜던 이는 저만 아니었습니다.
반달이 몸을 기웃거리고
나뭇잎 몇 가지도 노을 색에 몸을 맡겼습니다.
그제 울릉도의 투박한 경상도 운전기사 아저씨의
아카시아꽃 타박이 가슴에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저 봐요. 아카시아 꽃이 피었어요. 아카시아나무가 미쳤나봐요."뜰에 죽단화 한송이가 황금색 꽃을 피웠습니다.
차마 '미쳤나봐!'라고 놀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 꽃이 계절을 잊게 한 자가 바로 나임이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노을의 설렘에 일어선 저녁이었지만
설레기는 오늘 아침의 안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개너머 오늘 하루가 설레고
는개의 방울이 수정으로 달리 풀잎이 설렙니다.
들꽃은 안개 속에 더욱 은은합니다.
매순간이 설렘이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