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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시범사업안이 부결됐다. 시범사업안을 제출한 강원도 양양군은 작년에 이어 올해 또 다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양양군 오색리와 대청봉 인근을 로프웨이로 연결하는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양양군이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다.

25일 이 사업이 또 부결되면서, 그동안 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강원도와 양양군의 반발이 예상된다. 양양군은 이미 지난해 6월 구례(지리산), 영암(월출산) 등과 함께 환경부에 케이블카 시범사업을 신청했다가 환경부가 정한 '국립공원 케이블카 가이드라인 및 검토기준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사업 불허 결정을 통고받은 바 있다.

환경부는 25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내 회의실에서 '제105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성사업을 심의한 결과 양양군이 올해 재신청한 오색지구 케이블카 시범사업안을 탐방로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열린 국립공원위원회 회의에는 정연만 환경부 차관,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여 명의 국립공원위원이 참석했다.

설악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 8월 15일 대청봉에 올라 케이블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설악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 8월 15일 대청봉에 올라 케이블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박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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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은 25일 불허 결정이 있기 전인 올해 6월 이미 국립공원위원회로부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조성사업이 설악산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후 그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케이블카 상류 정류장을 대청봉에서 1k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설치하기로 하는 등 사업안을 일부 수정 보완해서 다시 제출했다.

그런데도 국립공원위원회는 이날 양양군이 다시 제출한 오색 케이블카 시범 사업안이 여전히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및 검토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전력을 다했지만, 대청봉 인근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들을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양양군은 이 사업안이 통과되면 올해부터 2015년까지 총 411억 원을 투입해 오색리에서 대청봉 아래 관모능선까지 약 4.5k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양양군은 케이블카를 한 해 48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탑승객이 오색에서 관모능선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데는 13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오색 케이블카를 둘러싸고 양양군과 환경단체들의 주장은 크게 엇갈렸다. 양양군은 이 사업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 경제를 되살린다는 목적을 내세웠다. 그리고 환경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오색 케이블카가 등산객 일부를 케이블카로 분산해 이동시키는 등 오히려 설악산의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설악녹색연합 등 케이블카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은 양양군이 주장하는 경제 효과가 그리 크지 않으며, 설악산의 생태계 역시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 설치 예정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데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는 '산양'의 서식지임을 강조했다.

환경부가 오색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오색 케이블카를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이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논란은 언제든지 다시 불 붙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는 이날 오색 케이블카 조성사업 불허 결정을 내리는 한편으로, 양양군이 이 사업과 관련해 수정안을 제출할 경우 그 안을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환경부는 이 사업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만큼 양양군이 앞으로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 검토 기준'에 부합하는 노선을 선정해 공원계획변경(안)을 다시 제출하면, 적정한 절차를 거쳐 시범사업 선정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태그:#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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