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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
▲ 영남알프스 천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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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남자 가을 여자
▲ 천황산의 가을 가을 남자 가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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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영남알프스 일대는 광활한 은빛 억새바다로 출렁인다. 너도 나도 은빛 억새바다를 헤엄치듯 파도타기 하듯 출렁이며 걷는다. 다른 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을의 절정에서 만나는 영남알프스의 억새바다는 가을 내내 은빛 억새 파도로 출렁이고 사람과 억새로 어우러진 산 빛은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영남알프스 산군은 가지산(1240m)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인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재약산(1108m), 천황산(1189m), 가지산(1240m)  등 일곱 개의 수려한 산이 두루 펼쳐져 있다. 이 산군의 전체 면적은 약 255㎢이고 울산 양산 밀양 세 도시에 걸쳐 있다. 영남알프스 산은 가을이 되면 그 어디를 가도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을 뿐 억새물결로 출렁인다. 그중에서도 영축산 신불산을 잇는 신불평원 하늘 길과 간월재, 천황재 등은 장관이다.

구절초 사이로 천황산 정상이 보이고...
▲ 영남알프스 구절초 사이로 천황산 정상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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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은빛 파도를 보고 싶다면 단연 영남알프스가 최고다. 영남알프스 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녹록치 않다. 쉽게 산 산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간 보람은 크다. 광활하고 장엄하고 웅장한 나름 나름의 진가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반하게 한다.

밀양 천황산을 만나러 간다. 지난 9월 21일에 사전답사를 했지만 다시 이곳을 찾은 날(9월 28일)은 답사 때와 조금 다른 코스로 간다. 이날 동행은 모두 스물아홉 명. 자주 보는 얼굴, 오랜 만에 만난 얼굴 얼굴들과 인사한다. 등산은 만남이다. 자연을 만나고 나를 만나고 사람을 만난다. 함께 걸으면서 홀로 걷는다. 부산에서 신대구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밀양 톨게이트로 빠져 나왔다. 24번 울산, 언양국도를 타고 표충사 앞 국민관광지야영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날은 잔뜩 흐려져 있다. 오늘 우리가 산 들머리 삼은 길은 초행길이다. 예전에도 몇 번이고 왔었지만 입장료 주차료를 지불하고 표충사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었다. 이날은 무료 주차에 입장료도 없어 돈을 번 셈이다.

가을 남자...천황산에서
▲ 영남알프스 가을 남자...천황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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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 앞 국민관광지 야영장에서부터 출발해 민박마을을 지났다. 해동상회·태성민박이 아늑한 작은 시골마을에 눈에 띄었다. 시골정취가 물씬 나는 조용한 마을의 골목길로 접어들고 몇 번 길을 찾느라 헤매다 겨우 진입로를 찾았다. 마을 입구에도 골목길에도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골목길 한참 걸어 가다보니 겨우 이정표가 나 있다. 그림 같은 집(옆)이다.

오름길로 계속되는 숲속 길을 우리는 계속해서 걸었다. 함참 올라가다가 너덜지대를 만난다. 천황산에서도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 이 길은 멀리 빙 둘러가는 길인 것 같다. 표충사에서 곧장 올라가는 길은 천황산 정상이 나올 때까지는 조망 하나 없이 가파른 경사 길의 연속이다. 필봉(665m)까지는 제법 경사진 오름길의 연속이지만, 필봉에서부터는 완경사 길과 평지에 가까운 능선 길로 아기자기하다. 그 대신에 더 오래 걷고 더 많이 걷는다. 길은 가도 가도 계속된다.

억새 사이로
▲ 천황산의 가을 억새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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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파도에 몸을 맡기다
▲ 가을여자 억새파도에 몸을 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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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에 올라서자 시야가 탁 트이고 그동안 오름길 숲길로 이어지다가 툭 트이는 시야에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 같다. 필봉 암봉 위에서는 까마득히 아래에 있는 밀양 표충사가 한 눈에 보인다. 산과 산 사이 넓게 앉은 표충사는 든든한 오롯이 들어앉았다. 필봉 암봉 위에서 잠시 망중한. 그리고 다시 걷는다. 필봉 삼거리다. 여기서 천황산까지는 3.1km, 시전마을은 2.3km다. 여기서부터는 높은 경사는 없고 숲길은 호젓하고 아기자기하다. 다시 필봉과 도래재 천황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잠시 휴식하며 간식도 먹고 한숨 돌리고 길에서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망바위에 이르렀을 때 모두들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먼 길 걸어오느라 다들 조금 지쳤나 보다.

천황산 정상을 향해 걷는 길이 멀고도 멀지만 어느새 완경사진 오르막길 조금 오르다보니 저만치 천황산 정상이 보인다. 이제 천황산 정상을 마주보며 걷는다.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드디어 천황산 정상에 도착. 날은 잔뜩 흐리기만 억새는 흐드러지게 피어 지천이다. 천황산 정상일대에서 영남알프스 산들을 두루 조망하며 쉬는 시간…. 억새는 흐린 가을 하늘 아래 은빛 불꽃을 지펴놓고 있었다.

천황산 억새 사이로 걷다
▲ 영남알프스 천황산 억새 사이로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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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 정상에서 천황재로 내려가는 길엔 억새바다다. 천황산 정상보다 오히려 천황재가 억새는 더 무성하다. 나무데크에 앉아 잠시 휴식하며 앉아 놀다가 곧장 내원암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은 숲속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진불암, 표충사 갈림길에서 큰길 쪽으로 내려섰고 내원암을 거쳐 표충사, 그리고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느새 어둠이 짙어진다. 가을도 깊어간다.

ⓒ 이명화

덧붙이는 글 | 산행수첩
1. 일시:2013년 9월 28일(토) 맑은 뒤 흐림
2. 산행: 부산 포도원교회등산선교회 9월 정기산행:29명
3: 산행시간: 8시간
4. 산행기점: 표충사 매표소 옆 매바위 민박마을
5. 진행: 밀양 표충사 앞 국민관광지 야영장(9:50)-해동상회-태성민박-그림같은 집, 이정표(10:05)-너덜지대(10:55)-필봉(665m, 11:20)-필봉삼거리(911m, 12:25)-삼거리(도래재.천황산 12:50)-넓은 조망바위(1:30):점심식사 후 출발)-천황산 정상(2:45)-출발(3:30)-천황재(3:40)-삼거리(진불암,표충사 갈림길 4:00)-삼거리(큰길 5:20)-내원암(5:30)-표충사(5:35)-주차장(5:50)



태그:#천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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