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의회에서도 퇴출당하게 됐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상원 선거위원회는 세금 횡령 혐의로 실형 확정 판결을 받은 베를루스코니의 상원의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탈리아 상원은 곧 전체 회의를 열어 베를루스코니의 의원 자격 박탈 인준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날 이탈리아 민주당과 제3당 오성운동은 베를루스코니의 의원 자격 발탁을 표결에 부쳤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은 유죄가 확정된 의원의 의정 활동을 금지한 '세베리노 법'이 지난해 통과됐기 때문에 베를루스코니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표결 강행을 막지 못 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의원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이자 지난달 자유국민당 소속 장관 5명의 사임을 지시했고,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연립정부 붕괴를 노렸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2일 상원 '신임투표'에서 235-7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베를루스코니의 주장을 꺾었다. 자유국민당의 일부 표심도 레타 총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한편 베를루스코니는 세금 횡령 외에도 미성년자 성매매, 경찰 도청 기록 유출 혐의 등 여러 건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