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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브랜드의 최고급 대형세단 4세대 아발론. 16년 만에 한국에 재상륙했다.
 토요타 브랜드의 최고급 대형세단 4세대 아발론. 16년 만에 한국에 재상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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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마침내, 돌아왔다."

지난 1일 인천 하얏트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4세대 아발론 신차발표회.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아발론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자신감이 차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성공을 확신했다.

아발론은 토요타 브랜드의 최고급 대형세단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은 전량 미국산. 작년 11월에 미국에서 데뷔, 월 평균 5000대 이상 팔리며,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발론은 태생부터 미국과 인연이 깊다. 1994년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프리미엄 모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병행 수입업체인 진세무역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1세대 모델이다. 한국 재입성은 16년 만인 셈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승회에 앞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토요타는 왜 아발론을 다시 들여왔을까. 토요타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와의 판매충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발론 카드를 꺼내들었는지 자못 궁금했다. 게다가 국내 수입 대형세단시장 볼륨이 두 자릿수를 넘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이병진 한국토요타 홍보담당 이사는 이에 대해, "렉서스 브랜드와 판매간섭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며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다, (가격과 관련해서) 아발론(4940만원)은 렉서스 ES(5660만~6260만 원)와 포지션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정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발론의 한국시장 투입은 토요타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자 역시 감회가 새롭다. 1세대 이후 16년 만에 아발론을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다시 타봤다. 시승차는 3.5 V6엔진을 얹은 가솔린 모델로 최고급 사양을 단 리미티드 모델이다.

 4세대 아발론 외모는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갖췄다. 마치 검정 수트를 말끔히 차려 입은 신사와 같은 이미지다.
 4세대 아발론 외모는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갖췄다. 마치 검정 수트를 말끔히 차려 입은 신사와 같은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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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고 깔끔한 외모... "럭셔리 대형세단 느낌 아니까"

겉모습은 간결하고 산뜻하다. 미국 대형차에서 느껴지는 풍채(?)는 아니다. 첫 인상은 마치, 깔끔한 검정 수트를 차려입은 신사와 같다. 군더더기 없는 단정함이 그렇다. 두터운 입술이 연상되는 가로형태의 6각형 그릴은 눈에 확 들어온다. 인상적이다. 눈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간 헤드렘프 역시 멋스럽다.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눈에 해당하는 램프 덕에 온화한 인상을 풍긴다. 그릴과 램프 주변에는 라인을 살려 섹시하면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매끈하게 쭉 뻗은 옆면은 압권이다. A필러(기둥)에서 C필러를 거쳐,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선 역시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뒤태 또한 디테일이 '짱'이다. 트렁크 리드에 포인트를 준 캐릭터 라인과 리어램프의 조화가 멋스럽다.

 아발론은 럭셔리 대형세단에 걸맞게 실내는 넓으면서 고급스럽다.
 아발론은 럭셔리 대형세단에 걸맞게 실내는 넓으면서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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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미 담은 넓은 실내... "아이폰의 터치감 살린 멀티 터치 컨트롤"

넓고 고급스럽다. 휠베이스(앞뒤바퀴의 중심 사이의 거리)는 2820mm로 3세대와 비교해 변화가 없는데도 훨씬 넓어 보인다. 전면과 후면의 트레드(좌우바퀴 중심사이의 거리)를 각각 10mm와 15mm 늘렸기 때문이다. 

운전석과 뒷좌석 공간은 여유롭다. 대시보드는 럭셔리 세단답게 세련됐다. 버튼이 사라진 센터페시아는 럭셔리함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정전식 터치 키 시스템 덕분이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오디오와 온도 조절은 물론 내비게이션 조작도 손으로 살짝 대기만 하면 된다. 아이폰의 터치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7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에 장착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시인성도 좋고, 오작동 없이 우수하다. 시트의 착좌감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요추 받침대를 운전석에는 4방향, 조수석에는 2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어 피로감을 줄여 편하게 운전할 수 있게 했다. 통풍 및 히터 역시 기본으로 적용, 편의성을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승차감에 맞췄다. 그렇다고 물렁한 수준은 아니다. 단단함도 적당히 묻어난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승차감에 맞췄다. 그렇다고 물렁한 수준은 아니다. 단단함도 적당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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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달리기 성능

시승차인 아발론은 V6 3.5 리터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6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최대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힘을 발휘한다. 앞바퀴 굴림방식(전륜구동)으로 연비는 도심 8.5km/L, 고속도로 12.2km/L, 복합연비는 리터당 9.8km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가솔린 엔진 특유의 카랑카랑한 음색이 귓가에 들어온다. 출발을 알리는 신호다. 공회전 상태에서의 실내는 조용하다. 초기 가속반응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대형 패밀리 세단에는 딱히 부족하지 않는 반응속도다. 특히 중저속 구간에서의 주행은 편안하다. 속도계의 바늘이 80km에 이르자 안락한 느낌이 배가된다. 정점을 찍는다. 노면에 착 달라붙어 경쾌하게 달리는 느낌이 좋다. 아래급인 캠리보다는 무게감 있는 주행이고, 렉서스 ES와는 흡사하다.

시속 100km을 넘어서면서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하지만 14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차체의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좌우로 흔들림이 전해진다.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전체에 흡음 및 방음소재를 대폭 적용했기 때문이다. 또 차체 강성을 보강하고 스팟용접을 확대했다. 아울러 윈드쉴드와 사이드 글라스에도 어쿠스틱 글라스를 넣어 캐빈으로 들어오는 소음을 차단한 것도 한 몫을 했다는 것이 토요타 측의 설명이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휠(핸들)의 반응 속도는 굼뜨지 않는다. 적당하다. 급 코너링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아도 언더 스티어 없이 안정감 있게 돌아 나온다.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우면서 변속타임도 느리지 않다. 빠른 변속과 스포티한 주행을 원한다면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된다. 브레이크 응답 반응도 만족스럽다. 주행 초기에는 여유 있는 제동력으로 약간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시승차인 아발론은 V6 3.5 리터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6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최대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힘을 발휘한다.
 시승차인 아발론은 V6 3.5 리터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6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최대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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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승차감에 맞췄다. 그렇다고 물렁한 수준은 아니다. 단단함도 적당히 묻어난다.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한다면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에코, 노말, 스포트)를 사용하면 된다. 스포트 모드를 선택하면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과 스로틀 반응을 빠르게 해 스포티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서스펜션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엔진 토크 강도를 조절해 스티어링 휠 감각을 변화시켜준다.  

럭셔리 세단에 걸맞게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도 대거 장착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뒷좌석 온도를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3존 에어컨 시스템과 오토 파워 윈도우, 파킹 어시스트 시스템, 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 앞좌석 경추골절 방지 시트 등을 기본으로 넣었다. 또 10개의 SRS 에어백, 11개의 스피커를 갖춘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터치식 7인치 TFT 디스플레이,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 스마트폰 전용 트레이 등도 탑재했다.

한국토요타는 아발론의 경쟁모델로 포드 토러스와 크라이슬러 300C를 정조준 했다. 국산차로는 현대 그랜저를 기본으로 제네시스까지 넘보고 있다. 월간 판매목표는 30대. 너무 엄살(?)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카바야시 사장은 웃으면서 "많이 팔아야죠. 국산차 고객들을 끌어들였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대로 아발론이 국내 대형세단 시장서 돌풍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정영장의 돌직구

럭셔리 대형세단 치고는 첨단 편의사양이 부족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차선 이탈 방지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빠진 것은 아쉽다. 물론 가격은 올라가겠지만 이 정도의 옵션은 기본이 아닌가 싶다.

 4세대 아발론
 4세대 아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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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아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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