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강제 진압을 이유로 서울지방경찰청장에서 물러났던 김석기(59)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취임식이 잠정 연기됐다. 8일 취임식이 열리기로 한 오전 10시, 김 사장은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본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조와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식 강행은 김 사장에게 적잖은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범대위)와 공공운수연맹 한국공항공사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의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공항공사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다. 이원호 범대위 사무국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미경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에 8일 일정을 확인한 결과 오전 10시에 신임 사장 취임식이 예정돼 있었다"고 전했다.
취임식 저지를 위해 오전 8시부터 한국공항공사 노조 조합원 20여 명이 '부도덕, 부적격 인사 김석기 낙하산 사장 결사 반대'가 적힌 조끼를 입고 농성을 벌였다. 여기에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인 전재숙, 이충연씨 등 범대위 소속 회원 10여 명도 함께했다.
김 사장은 전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제10대 한국공항공사 사장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5시께 공항공사에 나타났으나 노조와 용산참사 범대위 관계자들과 10여 분간 대치하다 되돌아갔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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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실 관계자 "김 사장, 업무 의지 강해"취임식 연기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김 사장이) 들어오셔야 취임식을 할 수 있는데 (노조가) 막고 있어서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어제 임명장을 받고 오늘 오전에는 국토교통부(공항공사의 상위기관)가 있는 세종시에 인사를 하러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사장이 업무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태풍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를 하고 국정감사를 앞두고서도 간부들에게 업무 지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주승용 위원장(민주당)과 공항공사 노조, 용산참사 범대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사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