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송전선로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 - "전자파와 암 관련성을 확증할 수 없다."밀양 송전탑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전력공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은 9년 전부터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밀양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산과 건강 피해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로 송전선로 전자파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가 암 유발 가능성을 제기하자 한전은 반박자료를 내기도 했다. 10일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미 10년 전인 2002년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전자파와 암 관련성을 주장했다.
최 소장은 "고압 송전선로 가까이에 사는 아이들에게서 멀어 떠어져 사는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고, 그런 일관된 연구가 계속 북유럽에서 나왔다"며 "그런 것을 근거로 해서 2002년 고압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극저주파 전자파를 발암 가능성물질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밀양에 만들려고 하는 765kV의 경우 거의 80m, 100m까지도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발암 가능성 있는 전자파의 세기를 전부 초과하는 것"이라며 "2011년 세계보건기구는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를 발암물질인 '그룹2B'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은 지난 8일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의 건강 영향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WHO의 입장 등을 소개하면서 "전자파는 암을 일으킬 수 있고, 전자파 노출 위험인구를 줄여야 하며, 초고압 송전탑은 위압적인 경관공해가 심각하다"며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가 현실적인 대안이고, 장기적으로는 대용량 발전과 송전방식을 지양하며, 단기적으로는 전자파 차폐시설을 갖춘 지중화로 장거리 송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한전은 고압 송전선로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한전은 지난 8일 해명 자료를 통해 "WHO 등 8개 국제기구와 54개국이 전자계를 12년 동안(1996~2007년) 합동 연구한 결과 전자계의 노출로 암이 진전된다고 확증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전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극저주파 자계를 발암 활정물질이 아닌 발암 가능성을 고려하는 물질로서 커피, 젓갈, 고사리 등을 동일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설비기술기준에 의거해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기준치보다 강화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