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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내부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내부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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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소재) 수산부류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 여파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수산부류는 지난 2005년에 1만8878톤이던 거래 물량이 2012년엔 8853톤으로 절반 이상인 53.1%나 감소했다. 전반적인 경기 하락과 이마트 같은 대형 매장이 경쟁상대로 등장한 것, 수산물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상인들의 불성실 신고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0일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 방사능 누출 사고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상인들에게 직접 들어봤다. 

"방사능 문제가 터진 이후에 일본에서 많이 들어오던 생태 같은 것이 아예 들어오지도 않고 있다. 일본산이 아니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언론에서 한 번씩 터지니 누가 생선을 먹겠나? 방사능 사태 이후 매출이 많이 하락했다."

안양 농수산물 도매시장 수산법인(안양평촌수산(주)) 황상일 부사장 말이다. 황 부사장은 일본의 실수로 유출된 방사능 때문에 애먼 우리나라 수산 업계까지 고사되고 있다며 억울한 심정을 표현했다. 

"뉴스에서 방사능 문제가 거론 된 이후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준 것 같다. 사실 우린 굴비 단일종목이라 일본 방사능과 관계가 없는 데도 이렇게 타격이 크다. 굴비는 서·남해안에서 잡히는 어종이다. 그냥, 생선이면 죄다 싸잡아서 불신 하고 있다." 

중도매인 H씨 말이다. 수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 때문에 방사능과 관계없는 어종까지 팔리지가 않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단골이 아니면 오지를 않는다. 간혹 오는 손님도 대부분 꽃게나 새우 같은 서해안에서 나오는 것만 먹는다. 활어는 아예 팔리지를 않고, 일본산 아니라고 해도 믿지를 않는다."  

안양농수산물시장 회 센터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L씨 말이다. L씨는 지난 1997년부터 횟집을 운영해 왔다. 2001년경 콜레라 사태 때문에 한 달간 문을 닫은 적이 있다며, 또 다시 그런 일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상인들 말대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부류 매출은 지난해 9월 대비 물량이 22.3%, 금액은 30.3% 줄었다. 안양시는 이 같은 거래량 감소 원인을 일본 방사능 유출로 인한 먹거리 불안, 그로인한 소비위축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최명복 소장은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전체 물량은 지난해 추석 보다 늘었는데, 수산물만은 급감했다.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로 인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난 1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이런 상황은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수산 업계 전반적인 문제다.

최근 동·남해산 수산물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마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고등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 갈치는 9.1% 떨어졌다. 반면 서해산인 꽃게는 26.7% 늘어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또한, 울산 방어진수협에 따르면 어획량은 예년 수준이지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유출 여파로 수산물 가격이 크게 폭락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근해 수산물은 후쿠시마 원전과 무관하지만 소비자들의 수산물 섭취 기피로 앞으로도 가격 폭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위축된 소비를 신장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수산 업계 관계자들이 홍보 활동을 하는 등, 갖가지 자구책을 펴고 있지만, 소비자 불안을 말끔하게 잠재우지를 못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후쿠시마 현 주변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와 함께 국무총리, 해양 수산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여야 당대표들이 이조우 수협중앙회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 시식 행사를 여는 등 먹거리 불안 해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태그:#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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