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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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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덕 의원: "분석결과 보고 받았습니까?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이만의 장관: "직원들이 의견을 일부 얘기를 했습니다. 아직 결과는 안 나왔습니다."
- 2009년 4월 28일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

"내용을 보고 받은 것 같다.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 2013년 10월 15일 환경부 국정감사

4년 사이에 말이 바뀌었다. 4대강 사업 진행 당시 환경부 장관직을 수행한 이만의 전 장관이 4대강 사업의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2009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9년 "결과는 안 나왔다"던 국립환경과학원의 '4대강 사업 후 수질변화 결과(아래 보고서)'가 2013년엔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탈바꿈했다.

한명숙 "'4대강사업 후 수질변화 결과', 2009년 환경부장관에 보고"


지난 2009년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이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질의에 답한 내용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예측 보고를 받았으면서도 "아직 결과는 안 나왔다"고 말해 위증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이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질의에 답한 내용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예측 보고를 받았으면서도 "아직 결과는 안 나왔다"고 말해 위증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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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의 위증 의혹은 15일 환경부 국정감사 발언을 통해 제기됐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 전 장관은 한명숙 민주당 의원이 "당시 국립환경과학원의 '4대강사업 후 수질변화 결과(아래 보고서)'를 보고 받았나"라고 묻자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는 못하지만 받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한 의원은 "2009년에는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럼 그때 위증을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09년 4월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의에서 홍희덕 민주통합당 의원이 "보를 설치할 경우에 대한 모의실험 분석결과를 보고 받으셨습니까? 분석결과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라고 묻자 "분석결과라기보다는 중간에 그것을 다루는 직원이 와서 각자의 의견을 내보라고 할 때 일부 얘기를 했습니다, 아직 결과는 안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보를 설치할 경우 물의 흐름이 차단되어 오염도를 증가시키는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결과 아니었나"라고 추궁하자 이 전 장관은 "(수질예측 실험은) 실험실에서 하듯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지금 4대강 정비사업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 모델링 결과를 얘기한 것하고는 전혀 다릅니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는 2009년 4월 14일 작성된 것으로 4대강에 보를 세울 경우 유속이 느려져 수질이 악화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 내용을 이 전 장관이 알았다면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견제해야 할 환경부로서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거나 계획변경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장관은 당시 상임위가 열리기 2주 전에 보고된 내용을 놓고 "결과는 안 나왔다"며 거짓말을 한 셈이다.

한명숙 의원은 15일 환경부 국감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를 공개하며 "2009년 4월 14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이만의 당시 환경부장관에게 보고한 자료다, 보고는 받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인가"라고 이 전 장관을 질책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며 "3~4년 전 일인데 어떻게 정확히 기억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수질 나빠진다는 것, 수차례 보고 받은 이만의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2009년 4월 28일 장관 재직 시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재윤 민주당 의원의 "국립환경과학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내용이 담긴 회의록.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2009년 4월 28일 장관 재직 시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재윤 민주당 의원의 "국립환경과학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내용이 담긴 회의록.
ⓒ 국회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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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서는 4대강 사업이 수질에 미칠 악영향을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의 '결론' 부분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보 설치에 따라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수질이 악화"된다고 설명하고 있다.하지만 당시 환경부는 보고서를 '끼워맞추기 식'으로 해석해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 '4대강 수질 좋아진다'는 거짓말, 전모는 이렇다).

환경부는 "추가삭감계획(BOD수치를 추가로 삭감 혹은 저감시킬 수 있는 계획)을 통해 수질은 수질목표기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 이에 대한 예산확보가 필요"하다는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4대강 사업 후 수질 좋아진다"고 발표했다. 즉,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은 수질에 악영향을 주지만 추가 예산을 들여 수질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의 내용을 '4대강 사업은 수질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제멋대로 이용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2009년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에서 이러한 보고서 내용을 축소하고 부정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당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수질예측을 의뢰한 주최를 묻는 질문에 이 전 장관은 "환경과학원 내 물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한 겁니다, 4대강 사업이 없을 때도 수질에 관해서 죽 시험하고 모델링을 합니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이 "환경부에서 환경과학원에다가 전혀 의뢰하지 않았다라는 것이지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명숙 의원이 공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4월 14일 보고서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전후의 수질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라고 연구 목적이 나와 있다. 이후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들어간 5월 보고서 역시 "4대강 사업 전후의 수질변화 예측을 위해"라고 나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후 11월 수질관리 예산이 축소돼 새로운 보고서를 낼 때까지 수질예측을 하지 않았다. 4대강 사업과 관련없이 '죽 시험' 한다는 이 전 장관의 말과 완전히 다르다.

또 김상희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이 보를 10여 개 증설할 경우 오히려 수질이 나빠진다고 보고를 했다는 말이지요. '어떻게 이걸 가지고 수질이 좋아진다고 하느냐'는 의심을 하게 된다"고 하자 이 전 장관은 "그렇게 보시는 분들은 그렇게 보실 겁니다만은, 절대로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절대 보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사실과 다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그해 4월, 5월 연이어 작성한 수질예측보고서는 모두 "보 설치로 인해 수질이 악화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그:#이만의, #국립환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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