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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어둑한 저녁, 1~2학년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모였습니다. 둥글게 모여서서 우리가 오늘 어떻게 재미나게 놀 건지 이야기도 듣고, 교감 선생님 덕담 말씀도 듣고, 일년동안 수고해주신 마음밥 어머니들께 감사의 인사도 했습니다.
▲ 어둑어둑한 저녁, 1~2학년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모였습니다. 둥글게 모여서서 우리가 오늘 어떻게 재미나게 놀 건지 이야기도 듣고, 교감 선생님 덕담 말씀도 듣고, 일년동안 수고해주신 마음밥 어머니들께 감사의 인사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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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 놀이터"
"우리 함께 - 놀아요!"

둥실 떠오른 보름달이 환하게 운동장을 비추는 가을밤, 1~2학년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을 입에 모으고 크게 외칩니다. "와글와글 놀이터 우리 함께 놀아요!" 아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함께 온 엄마아빠들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이렇게 80여명의 신명나는 함성 소리와 함께 와글와글 가을달밤 놀이터를 열렸습니다.

교감 선생님께서 '잘 노는 어린이가 건강한 어린이'라는 덕담을 해주시고, 1년 동안 와글와글 놀이터를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신 '마음밥 어머니회' 어머니들이 나와서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어묵 국물과 김밥을 나누어 먹으면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구경합니다.

'와글와글 놀이터'는 우리학교의 1~2학년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학부모 동아리가 여는 놀이터의 이름입니다. 와글와글 놀이터를 운영하는 동아리 이름은 '마음밥 어머니회'입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오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놀이는 마음의 밥이 되는 '마음밥'이라고 한 편해문 선생님의 말을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밥을 양껏 먹게 도와주자, 그런데 혼자 하기는 힘드니 서로 돌아가면서 품앗이를 하자, 부모가 놀아주기 힘든 환경에 있는 아이들도 같이 놀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꽹과리 치며 놀이를 이끌어주시는 마음밥 어머니회의 이모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이모들에게 매달리고 안깁니다. 가을밤, 찬 공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숨이 차오를 정도로 힘껏 뛰어 놉니다.
▲ 꽹과리 치며 놀이를 이끌어주시는 마음밥 어머니회의 이모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이모들에게 매달리고 안깁니다. 가을밤, 찬 공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숨이 차오를 정도로 힘껏 뛰어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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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밥 어머니회 어머니들은 1~2학년 어린이들의 학교 공부가 끝나는 낮 12시 40분 무렵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고, 필요한 경우 놀이를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시기도 합니다. 물론 다툼이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기도 하고, 옆에서 잘 지켜봐주시기도 합니다. 하루에 두 분씩 품앗이하듯 돌아가며 도와주시고, 비가 오는 날에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시기도 합니다.

'와글와글 놀이터'를 열 때 마음밥 어머니회 어머니들이 가장 걱정하셨던 부분은 '내 아이가 다툼이나 갈등의 대상이 되었을 때 어떻게 개입해야 하느냐, 엄마로서 사적인 부분들이 앞서 나가서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다양한 학부모 연수를 진행하고, 참교육학부모회에서 여는 연수에도 참여해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 결과 부모로서 자기 아이를 객관화하여 바라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서 노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 내 아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생겼다네요. 그런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좀 더 수월해졌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호랑이탈을 쓴 엄마들과 호랑이를 이기고 엄마를 찾아오려는 아이들 호랑이들이 막은 저 울타리를 뚫어야 엄마들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키는 엄마들에 비해 반도 안되고, 서로 몸을 엮은 울타리도 엉성해 보이지만 엄마들은 아이들의 놀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 호랑이탈을 쓴 엄마들과 호랑이를 이기고 엄마를 찾아오려는 아이들 호랑이들이 막은 저 울타리를 뚫어야 엄마들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키는 엄마들에 비해 반도 안되고, 서로 몸을 엮은 울타리도 엉성해 보이지만 엄마들은 아이들의 놀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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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은 둥실 떠오른 가을 달밤의 놀이터 둥실 떠오른 보름달은 우리를 비쳐주고 아이들은 온 운동장을 누비며 달려나가기 여념이 없습니다. 같이 놀아주는 엄마들인 숨이 막히고 아이들은 숨이 막혀도 이리저리 잘도 뛰어 다닙니다.
▲ 보름달은 둥실 떠오른 가을 달밤의 놀이터 둥실 떠오른 보름달은 우리를 비쳐주고 아이들은 온 운동장을 누비며 달려나가기 여념이 없습니다. 같이 놀아주는 엄마들인 숨이 막히고 아이들은 숨이 막혀도 이리저리 잘도 뛰어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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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문놀이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 주소~! 열쇠없어 못열겠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문만들기 놀이에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처음 보는 어른과도, 처음 보는 형님 동생과도 스스럼없이 짝을 지어 손을 잡고 문을 만듭니다.
▲ 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문놀이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 주소~! 열쇠없어 못열겠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문만들기 놀이에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처음 보는 어른과도, 처음 보는 형님 동생과도 스스럼없이 짝을 지어 손을 잡고 문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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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판 어우러진 대동놀이 쥔쥐새끼 찔룩짤룩 가사리 벗이요~! 노래에 맞추어 꼬리를 만들고 고조되는 꽹과리 소리와 함께 꼬리잡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위험해보이는 놀이지만 넘어져서 우는 아이도, 다쳤다고 우는 아이도 없습니다.
▲ 모두 한판 어우러진 대동놀이 쥔쥐새끼 찔룩짤룩 가사리 벗이요~! 노래에 맞추어 꼬리를 만들고 고조되는 꽹과리 소리와 함께 꼬리잡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위험해보이는 놀이지만 넘어져서 우는 아이도, 다쳤다고 우는 아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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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년 동안 비가 오나, 햇볕이 쨍쨍 내리쬐나, 찬바람 부나 놀이터를 지켜주신 어머니들이 이번에는 달밤 놀이터를 열어주신 것입니다. 여는 마당이 끝나자마다 꽹과리 소리와 함께 호랑이 가면을 쓴 엄마들이 그날 함께 한 엄마들을 잡아갑니다. 엄마를 잡아간 호랑이들은 모두 놀이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아이들이 잘 놀아주면 엄마들을 풀어주겠다고 합니다. 호랑이 엄마들이 "어흥" 하니 아이들이 더 목청껏 "어흥 어흥~!" 하며 호랑이들을 겁줍니다. 그렇게 놀이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방구, 우리집에 왜 왔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콩주머니, 긴줄넘기, 대문놀이와 꼬리잡기. 노래와 놀이, 몸짓이 하나로 어우러진 일곱 마당의 놀이를 이어나가는 내내 아이들 얼굴에는 호르르 깔깔 웃음꽃이 넘쳐납니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아이들 웃음소리는 끝도 없이 피어나고, 함께 놀아준 엄마아빠들은 오랜만에 놀아본 옛놀이에 담긴 추억이 피어나는 가을 달밤 놀이터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서울유현초등학교는 지난 해 서울형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입니다. 전교생이 500명이 안되는 서울에서는 작은 학교지만 북한산의 넉넉한 품에 안긴 아름다운 학교입니다.



태그:#서울형혁신학교, #서울유현초등학교, #와글와글놀이터, #마음밥어머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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