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SNS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유죄를 받은 '십알단'과 박근혜 후보에 유리한 SNS 활동을 한 국정원 계정이 서로 동일한 내용에 대해 리트윗(RT·재전송)를 주고받는 등 서로 연관성을 의심할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윤정훈 목사의 '십알단' 계정과 국정원 연관 계정이 같은 글을 놓고 RT를 한 정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팀장(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은 "그렇게 보고받았다"고 답변해, 이를 인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십알단과 같은 글을 RT한 트위터 계정을 '누들누들'(@nudlenudle)이라고 지목하면서 "'누들누들'과 십알단이라는 새누리당 선거조직이 서로 동일한 내용을 갖고 RT를 사이좋게 주고받았다"며 "이게 이번 검찰 수사의 본질이고, 국정원 계정 5만6000여 건의 최종 목표는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팀장은 이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누들누들'은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근무했던 이아무개씨가 사용한 계정으로 알려져 있다. '십알단'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일 직전 적발된 불법 선거운동 사무실로,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들을 고용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유리한 트위터 활동을 했다. 이 사무실을 차린 윤정훈 목사는 지난 8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 유사기관 설치 혐의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적발 당시 새누리당은 십알단이 당이나 대선캠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과 아무련 관련이 없는 조직이 무슨 자금으로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는지 십알단 자금 출처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팔로워가 겹칠 수 있는 트위터의 속성상 박 의원이 지적한 '누들누들'과 십알단이 동시 RT한 트윗의 수가 적다면 단순한 우연의 일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날 윤 전 팀장은 자세한 언급을 피했지만, 십알단과 RT를 주고받은 다른 국정원 계정들이 있고 서로 조직적으로 RT한 흔적이 드러나면 국정원이 심리전단 뿐 아니라 십알단 같은 조직까지 만들어 여당 선거운동을 한 정황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