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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및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전략 수립 및 시행에 대한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 노조 및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전략 수립 및 시행에 대한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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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조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이 노동3권 등 헌법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등 범죄행위를 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지난 22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관계자 15명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고발장 제출에 앞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또한 자신들이 작성했음을 시인했고, 문서 안에 노동3권 부정 및 인권을 유린하는 내용이 들어있는데도 검찰이 나서지 않고 있다"며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부당노동행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이들은 고소고발장에서 "피고소인들은 무노조 경영 방침 하에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는 경우 조기에 와해시키거나, 친사(어용)노조 설립을 통해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노조의 고사화를 추진한다는 노사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했다"고 고소이유를 설명했다.

"삼성 측의 '노조 말려죽이기' 실제로 드러난 것"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금속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고발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이라고 하는 검찰과 고용부가, 눈앞에서 도둑질이 일어나는데도 신고해야 잡겠다고 하는 형국"이라며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류하경 민변 변호사는 범죄사실이 크게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조 와해 전략 등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노동조합법 위반, 그리고 직원들 개인 정보를 동의없이 무단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라며 "삼성에서 실제로 직원들을 사찰하고 미행하는 등의 모습을 포착해 동영상 증거로 함께 제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은 노조 설립에 적극적인 이들을 문제인력, 회사 친화적인 이들을 건전인력이라고 지칭해 직원들을 편 가르는 등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 "직원이 '또 하나의 가족'인 다른 직원을 협박하고 폭행하게 만드는 이런 거대 범죄 집단은 절대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소고발인들이 문제 삼은 문건은 지난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을 말한다(관련기사: '삼성그룹 노조파괴 문건 첫 공개... 이마트 복사판'). 총 114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해당 문건은 여기(링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지난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 심상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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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노조 등을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는 전략이 담겨있는 해당 문건에 대해,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해 고위 임원 세미나에서 토의한 것'이라 해명했던 삼성은 지난 20일 '삼성에서 만든 자료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노조 설립 직후 해고를 당한 장본인이자, 이번에 고소인으로 참여한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사측으로부터 부당징계 및 사찰·감시 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도 2008년부터 노조설립을 준비하며 나름 사측에 대한 대응시나리오를 준비했는데, (사측 문건을 보니) 저희 것이 굉장히 초라해 보인다"며 "그간 의혹에만 그쳤었던 삼성 측의 '노조 말려죽이기'가 실제로 드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또한 "와해문건과 같이 명백한 증거가 어디 있나"라며 "검찰과 관계 당국이 이번 수사를 샅샅이 하지 않거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이는 또 다른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낮 12시께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준비한 고소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태그:#삼성 고발, #이건희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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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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