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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23일 공개한 신형 제네시스의 랜더링 이미지. 현대차는 모든 역량을 투입된 신형제네시스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23일 공개한 신형 제네시스의 랜더링 이미지. 현대차는 모든 역량을 투입된 신형제네시스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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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 3층. 100여 명의 국내 자동차기자단과 전문가들이 자리를 잡았다. 권문식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은 "연구소가 만들어진 이후 대규모로 기자들을 초청해 설명을 갖게 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1981년에 설립된 남양연구소는 2003년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규모의 대단위 자동차 종합 연구소 꼴을 갖추었다. 105만 평 규모의 연구소 곳곳에는 위장막으로 가려진 채 미공개 자동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연구단지인 만큼 외부인의 출입도 철저하게 통제된다.

대형버스 4대에 나눠 타고 들어온 기자들은 연구소 정문 입구에서부터 보안요원을 맞이했다. 이들은 기자의 휴대폰 등 모든 촬영기기에 검정색 보안 스티커를 붙였다. 어떠한 형태의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이날 기자들이 남양연구소에 모인 이유는 현대차가 오는 11월 말께 내놓을 신형 제네시스를 미리 보고,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지난 2008년에 첫선을 보인 제네시스는 당시 국산 대형세단으로는 처음으로 뒷바퀴 굴림 방식을 적용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 공개된 2세대 제네시스는 네바퀴 굴림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사륜구동방식 시스템이다. 권문식 본부장은 "현대차의 수많은 기술연구진이 모든 역량을 투입해 만든 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차의 미래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권 본부장을 비롯해 이날 회견자리에 나선 현대차 디자인과 기술 임원진 모두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우리 스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를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넘쳐났다.

현대차의 미래를 말하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신형 제네시스를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회견장 옆에 마련된 상품 품평장이다. 이곳에서 기자들은 또 다시 보안검색을 거쳐야 했다. 현대차 연구소 안에서도 이곳은 특급 보안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신차들이 세상에 나오기 직전,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마지막 최종 점검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둥근 원형 천장 아래 웬만한 체육시설 크기의 넓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이어 회전식 무대 위에 2대의 자동차가 올려져 있었다. 자동차를 뒤덮고 있던 파란색의 부드러운 천이 벗겨지자 이내 은색 대형 세단이 눈앞에 드러났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형 제네시스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해온 황정열 상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독일 명차들과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최첨단 세단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미 들떠 있었다. 황 상무는 "독일의 베엠베 5시리즈와 벤츠의 이(E) 클래스 등의 경쟁차들을 뛰어넘는 성능과 기술을 갖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개된 제네시스의 모습은 분명 예전과 달랐다. 현대차가 그동안 내세운 디자인 철학은 '플루이딕 스컬프처'다. 다소 어려운 용어를 두고, 현대차는 '자연의 살아있는 아름다움을 예술적인 조형에 담아서 감동을 창조한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자연의 생동감을 자동차 디자인에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이병석 현대차 스타일링실 상무는 "이번 제네시스에는 기존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더욱 발전시킨 디자인이 처음으로 채택됐다"고 소개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라고 했다. 기존 현대차의 그랜저, 쏘나타 등에 적용됐던 디자인에 비하면 어딘지 모르게 단순하고, 정제된 느낌이었다.

신형 제네시스의 뒤측면 이미지. 외관 디자인은 전보다 세련되고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신형 제네시스의 뒤측면 이미지. 외관 디자인은 전보다 세련되고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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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 과연 독일차 넘을까

자동차의 얼굴이라 불리는 앞면은 분명 전보다 고급스러워 보였다. 현대차 앞부분에 그동안 적용됐던 헥사고날 그릴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옆모습이 좀더 인상적이었다. 물길이 흐르듯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된 선이 느껴졌다. 뒷모습은 별다른 특징보다는 다소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차량 내부를 들여다 봤다. 내장재는 고급스러웠고, 중앙 계기판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깔끔히 정돈된 모습이다. 스티어링휠(운전대) 역시 손으로 쥐었을 때 감촉도 좋았다.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편의장치 등도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내부 마감처리 등도 전보다 분명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성능과 안전성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평했다. 기자 스스로 아직 직접 이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말하긴 아직 이르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각종 주행성능 자료와 안전성 평가 등을 보면 전보다 진일보한 것은 분명하다.

양희원 현대차 남양연구소 차체설계실 이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의 차체 구조를 아예 뜯어고치고, 차체 강성도 크게 높였다. 양 이사는 자체 실험자료 등을 제시하면서 "독일 경쟁차들에 비해 차체 강성이 38%나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체 충돌시험 화면도 공개했다. 양 이사는 "가혹한 충돌 상황을 가정해놓고 운전자를 비롯해 탑승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설계와 함께 안전 신기술 등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보행자가 차량과 충돌시 자동차 앞 보닛을 들어올려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들어갔다. 이는 올해초 볼보 자동차에서도 같은 기술을 선보인 적이 있다.

김무상 상품개발담당 상무는 "이번 신형 제네시스를 직접 운전해 보면 고속 주행시 차가 바닥에 달라붙어 가라앉은 느낌을 가질 정도로 주행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자식 네바퀴 굴림방식(AWD, All Wheel Drive)을 처음으로 적용됐다. 회사쪽에선 이를 두고 '에이치트랙(HTRAC)'이라고 적었다.

김 상무는 "빙판길 등 도로상태에 따라서 앞뒤 바퀴 동력 배분을 전자식으로 제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 스스로 2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면서 "노멀 모드에선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고, 스포트 모드에선 보다 민첩하고 빠른 가속감 등을 느낄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대차 쪽에서 말한 주행 성능에 대해선 아직 뭐라 판단하기 이르다. 직접 경험해 보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회사쪽 개발담당 임원들의 설명만 들어만 봐도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섰던 김 상무는 "현대차 엔지니어들이 갖고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현대차는 스스로 신형 제네시스를 두고 '미래를 제시했다'고 썼다. 그리고 '기본을 다지고 혁신을 더했다'고도 했다. 독일 명차와 당당히 경쟁할 현대차의 야심작이라고 했다. 이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최종 공개되기까지 한달여 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시장이 기꺼이 판단할 것이다. 과연 제네시스는 독일차와 어깨를 겨룰수 있을지.



태그:#현대차, #신형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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