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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제란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고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고용된 것과 동일하게 보는 것으로서 노동자 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가 파견노동자를 2년을 초과하여 계속 사용한 경우에는 2년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의 고용의제조항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파견기간 2년을 초과한 시점부터는 사용사업주와 파견노동자간에 별도의 근로계약 체결이 없어도 자동적으로 근로관계가 형성되었으므로 사용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파견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게 된다.

지난 7월 22일은 대법원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하여 "불법파견"을 판정한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현대자동차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고공농성을 진행한 천의봉, 최병승 조합원 투쟁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다.

대전지역에서도 불법파견과 관련된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000여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는 연구기관이다. 연구원 내에는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된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원자력연구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원자력비정규직지회(아래 원자력비지회)는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노동청에 불법파견 여부와 관련하여 시정을 요구했고, 대전고용노동청은 지난 7월, "8월 23일까지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 73명을 직접고용하라"라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원자력연구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은 고용의제를 통해 연구원과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또한, 2년 미만의 노동자라 하여도, 상시·지속적인 업무이므로 원자력 연구원에서 직접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노동청의 직접고용 판정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연구원은 기간제로 고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원자력비지회와 마찰을 지속해왔다. 고용형태에 관한 교섭을 진행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역업체인 코라솔 측은 지난 26일 "불법파견으로 판정을 받은 만큼, 더 이상 우리 회사와의 고용관계는 유지할 수 없다. 원자력연구원과 고용계약을 체결하라"며 조합원 15명에 대하여 해고를 통보하였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 측은 기간제 입장만을 고수하여 원자력비지회와의 고용관계는 형성되지 않았다.

정문 앞 농성 모습 출근이 저지당한 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문 앞 농성 모습출근이 저지당한 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병준

28일 아침, 정상적으로 출근을 진행하던 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은 출근을 저지당했다. 지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출근을 진행하려 하였으나, 출입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원자력연구원의 직접고용을 노동청에서 판결하였고, 고용의제를 통하여 정직원임이 분명함에도 연구원은 출입리스트에서 조합원들을 삭제하여, 출근을 못하게 막고 있다. 이는 노동자의 의무이자 당연한 권리인 출근을 막는 범법행위이다"라고 주장하며, 출근과 근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이 출근을 진행하려 하자, 연구원 측은 경비원들을 동원하여 출근을 저지하였고, 이후 경찰병력을 호출하여 노동자의 정상적인 출근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회 관계자는 밝혔다. 오후 12시 현재 경찰병력과 조합원간의 마찰이 빚어진 상황이다.

 정문 출입구 앞 대치 중
정문 출입구 앞 대치 중 ⓒ 김병준

원자력비지회 관계자는 "노동자가 자신의 근무처에 출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출근을 막는 행위가 범법행위이지, 출근하려는 노동자가 어찌 범법자인가. 오늘 우리는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경찰병력을 동원해도, 경비원들을 동원해도 우리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막을 수 없다. 출근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이 장소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겠다"라고 주장하며 노숙농성을 포함하여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 주장했다.

원자력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은 원자력연구원 정문 앞에서 농성을 지속할 계획이다.

경찰을 동원한 출근 저지 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과 경찰병력과 충돌했다.
경찰을 동원한 출근 저지원자력비지회 조합원들과 경찰병력과 충돌했다. ⓒ 김병준



#민주노총#대전#투쟁#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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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통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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