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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이 참 고맙습니다!
▲ 연탄이 참 고맙습니다!
ⓒ 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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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그리고 매일 그렇게 인생(人生)이라는 길을 갑니다. 그런데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어두운 벼랑과 첩첩산중인 경우와도 왕왕 조우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더 자라기 전에 돈을 더 벌자, 그래서 남부럽지 않은 사교육까지 시켜 그럴 듯한 대학까지 보내자!'는 다짐으로 시작한 게 사업과 장사였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의지완 달리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하고 말았지요.

그리고 이어진 기본옵션은 집과 차까지 죄 팔아서  빚을 변제하고 달동네의 허름한 누옥으로 숨어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꾀죄죄한 집으로 이사를 하고 보니 기름보일러가 있었습니다만 지지리도 못 사는 형편에 기름보일러는 그야말로 사치더군요.

하여 그때부터 겨울철 난방으로 생각한 게 바로 연탄난로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연탄은 서민의 친근한 벗입니다. 이따금 연탄가스로 말미암아 사람이 죽거나 병원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하긴 합니다.

그러나 연탄난로의 설치 초기부터 연통 따위의 새는 부위 철저점검을 마치면 그와 같은 불상사는 미연에 막을 수 있죠. 그럼에도 연탄 한 장이나마 아끼자고 엄동설한에도 덜덜 떠는 독거노인이 실재한다는 사실은 빈부격차의 심화라는 고찰 차원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마음을 충분히 아프게 만드는 단초라 하겠습니다.

아무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 감사하게 연탄 값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장 당 500원인 연탄을 외상으로 600장 들인 후 며칠 뒤부터 마침맞게(?) 기온이 막 내려가더군요. 그래서 거실의 연탄난로에 불을 붙여 난방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연탄난로는 우리 집의 그야말로 일등 일꾼입니다. 우선 이 녀석의 위에 물주전자를 올려놓으면 얼마 뒤부터 마구 끓기 시작하죠. 그럼 이 물을 이용하여 목욕도 하고 설거지까지 마칠 수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 대추와 생강 따위를 넣어 끓여서 마시면 감기예방과 피로회복에도 좋지요. 주전자의 끓는 물은 가습기 역할까지 해 주므로 별도로 가습기를 살 필요도 없습니다. 재작년까지는 저녁에 모임과 회식이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집에 왔다 가야만 했습니다.

그건 연탄불을 제때 갈지 않으면 꺼지지 때문이었지요. 당시엔 아내도 맞벌이를 했기에 연탄불을 가는 것 역시도 제몫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아내가 골병이 들어 두문불출하기에 이제 연탄불을 가는 수고는 사라졌지요.

어쨌거나 연탄난로는 두 아이를 대학과 대학원까지 보낸 일등공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모든 농사가 풍년이라지요?

달달한 호박고구마를 연탄난로에 구워 먹으면 이게 또 사람 환장하게 하는 맛을 자랑합니다. 내일은 시장에 가서 호박고구마 좀 골라보렵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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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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