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일본 시가현(滋賀縣) 오우미우시(近江牛) 소고기로 유명한 마츠키야(松喜屋)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유명 호텔 식당에서 차림표에 쓰여 있는 것과 다른 고기나 야채를 팔다가 적발되어 손님 1 만 명 이상에게 음식 값을 환불해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식당에서 내놓는 먹거리의 정보가 어디까지 사실인지 믿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곳 마츠키야는 시가현에서 자란 소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가현 소는 오우미우시라는 이름으로 1600년대 초기 에도시대부터 이름이 있던 곳입니다.
일본에서 에도시대는 도쿠가와 장군 가문이 통치하던 시대로 이들의 근거지가 이곳 시가현 히코네(彦根)였습니다. 이곳 시가현 히코네에서 도쿠가와가(徳川家)에게 양생약(養生薬)으로 공급되던 소고기가 오우미우시 소고기입니다.
일본 시가현은 한 가운데 둘레가 250킬로미터나 되는 비와코 호수가 있습니다. 이 호수 주변 동쪽에 넓은 평야가 있어서 벼농사가 오래전부터 있었던 비옥한 곳입니다. 그리고 호수와 평야 주변에는 높은 산들이 둘러쳐져 있어서 기후가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오우미우시 소는 이곳 비옥한 땅과 온화한 기후 속에서 스트레스를 비교적 적게 받고 자란 소를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불교 교리의 보급으로 목숨을 해하는 일을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불교의 보급뿐만 아니라 산이 많고 농경지가 적은 일본에서 사람들이 먹고살 먹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짐승을 키워 잡아먹는 일을 금지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시가현의 오우미우시 소고기는 거세한 검은색 수소 고기입니다. 소고기 가운데 로스와 히레 두 가지가 가장 인기 있는 부분입니다. 히레(tenderloin, 안심고기)는 소 엉덩이 안쪽 넙적다리와 척추를 연결하는 좌우 한 쌍의 막대기 모양의 조직을 말합니다. 비교적 힘줄이 적어서 부드럽고 붉은 색을 띱니다. 소 한 마리에서 조금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로스(roast, 등심)는 어깨에서 허리에 이르는 등살을 말합니다. 비교적 기름기가 많아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먹습니다. 고기가 매우 부드러워서 일본 요리인 샤브샤브에서도 이 고기를 많이 이용합니다. 이들 히레나 로스는 달궈진 불판에 구워서 먹습니다.
일본에서 삼대 소고기를 꼽을 때 마에자와우시(前澤牛, 이와테현), 요네자와규(米沢牛, 야마가타현), 오우미우시를 꼽습니다. 이들은 모두 검정색 수소들입니다. 일본 긴키 지역에서 고베비후 소고기가 유명한데 이것은 원래 시가현에서 소달구지에 물건을 담아서 끌고 고베 항에 갔다가 그곳에서 소가 팔려 고베 소고기를 소문이 났지만 사실은 이곳 시가현의 오우미 소고기였다는 말도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시가현에서는 해 마다 공급되는 오우미우시 소고기는 약 5 천 마리 정도입니다. 최근 상표를 강조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홍콩 등 외국 수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츠키야(松喜屋) 식당에서 제공하는 소고기는 불판에 소고기를 구워서 먹습니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야채나 밥과 더불어 코스로 먹습니다. 적당히 손님 요구에 따라서 구워주는 고기맛은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참고 누리집, 시가현청,
http://www.pref.shiga.lg.jp/kense/, 2013.11.5
마츠키야(松喜屋),
http://www.matsukiya.net/, 2013.11.5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