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캘리그래피 작가 진성영씨. 남도땅 진도에서 태어나 다양한 예술적 끼를 지니고 있다.
 캘리그래피 작가 진성영씨. 남도땅 진도에서 태어나 다양한 예술적 끼를 지니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남도땅 진도사람들은 붓만 들어도 명필이라고 했다. 그만큼 진도사람들은 저마다 끼를 타고 났는 얘기의 다른 표현이다. 실제 진도사람들은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다. 진도가 오늘날 '민속의 보고'로 불리는 것도 이 진도사람들이 있어서다.

캘피그래피 작가 진성영(42)씨도 '진도사람'이다. 캘리그래피는 밋밋한 글자를 독특하면서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글씨를 일컫는다. 따로 설명이 없더라도 전체적인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감성디자인을 강조하는 요즘에 어울리는 글씨다.

진도에 딸린 섬 조도에서 나고 자란 진씨가 캘리그래피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8년. 한 회사의 사내방송국에 근무하던 때였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뭔가 색다른 글씨체를 찾아보던 것이 계기였다.

사내방송국에 근무하던 때... 색다른 글씨 찾다가 계기

진성영씨의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제작된 독도사랑 포스터. 진씨는 독도사랑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진성영씨의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제작된 독도사랑 포스터. 진씨는 독도사랑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진성영

관련사진보기


정조대왕의 과거 시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진성영씨. 이 퍼포먼스는 텔레비전 다큐 '의궤' 제작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정조대왕의 과거 시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진성영씨. 이 퍼포먼스는 텔레비전 다큐 '의궤' 제작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 진성영

관련사진보기


"일반적인 컴퓨터 글씨체가 아닌, 뭔가 독특한 타이틀 글씨를 찾고 싶었어요. 컴퓨터 글씨가 다큐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죠."

진씨는 바로 회사 근처의 필방으로 달려갔다. 거기서 붓과 먹을 사갖고 와 여러 가지 모양의 글씨를 써 보았다. 진도 출신으로 끼를 타고 난 덕분일까. 기대 이상으로 자신이 생각하던 타이틀 서체가 만들어졌다.

제대로 된 글씨를 구사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서예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초정 권창륜 선생을 찾아갔다.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글씨를 배웠다. 그리고 본격적인 캘리그래피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진성영씨의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디자인된 목포문화방송의 프로그램 안내. 그의 글씨에서 바다 냄새가 묻어난다.
 진성영씨의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디자인된 목포문화방송의 프로그램 안내. 그의 글씨에서 바다 냄새가 묻어난다.
ⓒ 진성영

관련사진보기


"산고 뒤에 태어나는 새 생명이랄까요. 글씨는 비슷해도 각기 다른 글씨들, 세상에 하나뿐인 글씨라는 점이 매력이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고. 그래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캘리그래피에 대한 진씨의 느낌이다. 그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의 타이틀 글씨를 주로 썼다. 2010년 SBS 드라마스페셜 <나쁜 남자>를 시작으로 목포MBC의 다큐멘터리 <바다愛 물들다>와 <섬은 살아있다>, KBS대기획 <의궤, 8일간의 축제> 등이 그의 작품이다.

최근엔 <의궤, 8일간의 축제> 제작팀의 요청으로 정조대왕이 과거 시제를 대형 붓으로 써내려가는 모습을 캘리 퍼포먼스로 재연하기도 했다.

김건모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인순이의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콘서트, 정몽준의 <자유민주주의의 약속> 등 연예인과 정치인들의 앨범이나 포스터, 책 표지 글씨도 많이 썼다. 사보와 잡지의 제호나 제목을 쓴 것도 헤아릴 수 없다. 모두 맛깔이 묻어나는 글씨들이라는 평을 받았다.

맛깔이 묻어나는 글씨라고 평가

진성영씨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목을 많이 써 왔다. 그가 쓴 '의궤, 8일간의 축제'이다.
 진성영씨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목을 많이 써 왔다. 그가 쓴 '의궤, 8일간의 축제'이다.
ⓒ 진성영

관련사진보기


캘리그래피 작가 진성영씨. 자신의 작업실에서 캘리그래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캘리그래피 작가 진성영씨. 자신의 작업실에서 캘리그래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진씨는 캘리그래피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소백산 기슭의 고찰 희방사(경북 영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영주시와도 실무 협의도 했다. 구체적인 전시 날짜만 남아있는 상태다.

"영주가 선비의 고장 아닙니까. 희방사는 훈민정음의 원본을 보관했던 곳이기도 하고요. 한글의 혼이 배어있는 곳인데요.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존하는데 제가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글씨에 새롭고 독창적인 옷을 입히며 우리 한글을 더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진성영씨. 그에게서 진도사람으로서의 다양한 끼를 본다. 한글이 문화상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진성영씨는 텔레비전 다큐에서부터 음반, 포스터, 책의 제목 글씨까지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 그의 글씨로 출판된 책의 표지들이다.
 진성영씨는 텔레비전 다큐에서부터 음반, 포스터, 책의 제목 글씨까지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 그의 글씨로 출판된 책의 표지들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태그:#진성영, #캘리그래피, #진도사람, #의궤, 8일간의 축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