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8일 오후 2시 12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70대 주민이 농성하다 집에 온 뒤 뇌출혈로 쓰러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경찰의 주민 소환조사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2일부터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총 52기 철탑) 공사를 재개한 한국전력공사(한전)는 8일 현재 12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10여 곳에서 농성하거나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효일 할아버지 뇌출혈... 지금까지 병원 후송 주민은 4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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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8일 밀양시 상동면 금호마을 박정규 이장과 주민 박문일, 정태호씨가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28일부터 2주 동안 전국 국토대장정에 나서면서 상동역 앞을 출발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나와 격려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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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김효일(75) 할아버지가 부산 백병원에서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김 할아버지는 지난 2일 밀양시 상동면 109번 철탑 현장 진입로 입구인 도곡마을 저수지 주변에서 하루 종일 농성하다 집으로 돌아간 다음 뇌출혈로 쓰러졌다.

대책위는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김 할아버지는 평소 지병이 없었다, 한전의 송전탑 공사 재개 이후 농성 현장에 함께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김 할아버지는 수술 후 의식이 돌아왔으나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동절기로 접어들어 가면서 고령인 주민들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뒤 농성하다 쓰러지거나 경찰과 대치·충돌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 후송된 주민은 이날까지 49명이다. 현재는 김 할아버지를 제외한 주민 1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고 나머지는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거나 농성에 다시 합류했다.

경찰 주민 소환조사 계속... 현재까지 19명 조사

한편 경찰은 주민 소환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뒤부터 8일까지 경찰 조사를 받은 주민은 19명이다. 경찰은 "한전·경찰과 충돌·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속에, 주민들에 대한 소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소환 조사는 11월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8일 동안 주민 10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주민들은 대부분 공사 현장에 들어가는 레미콘 차량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경찰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현장은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상동면 도곡마을 저수지 쪽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경찰이 마구잡이 본보이기식 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경찰의 주민 소환은 '주민 안전과 불상사 예방'이라는 공권력 투입 목적과 달리 주민 압박과 감시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경찰은 조사를 받은 주민들에게 '누가 시켰느냐' '송전탑 반대 조끼는 누가 지급하였느냐' '마을별 현장 당번을 누가 짜주었느냐' '대책위에서 연락이 왔느냐' '(특정 주민을 지칭하며) 이 사람이 시켰느냐' '도로 점거 위치를 누가 지정하였느냐'는 등 배후를 캐기 위한 조사에 치중하고 있어 수사의 목적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구잡이 본보이기식 조사' 주장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전에 공사 방해로 한전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들어왔던 고발에 대해 조사하는 주민이 있다, 최근 교통방해 등에 대해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차후에 조사를 하고 있다"며 "위법행위가 있어 조사를 하는 것이지 마구잡이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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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는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 사진은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5번 철탑 현장에서 기둥을 세우기 위해 파 놓은 구덩이에 철재를 설치해 놓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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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뒤 단장면 용회동마을 주민 박아무개(57)씨가 구속된 바 있다. 경찰은 도로교통방해와 집시법위반, 폭력 등의 혐의로 주민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바드리마을 입구와 도곡마을 저수지, 평밭마을 등 10여 곳에서 농성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밀양시 상동면 금호마을 박정규(52) 이장과 주민 박문인(48)·정태호(37)씨는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0월 28일부터 전국 국토대장정에 나섰으며, 오는 9일 서울 한전 본사 앞에 도착한다. 또 금호마을 주민들은 상동역 앞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는 8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장비 적치장 앞에서 열기로 했던 집회를 취소하고, 9일 오후 6시30분 밀양시 상동면 고정마을에서 '송전탑 반대 제125회 촛불문화제'를 연다.

한전은 8일 현재 시공업체 직원을 포함해 총 300여 명를 투입해 12개 철탑 현장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사는 단장면 7곳, 상동면 4곳, 부북면 1곳에서 장비운반과 기초굴착, 진입로개설, 철근조립 등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