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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체하라. 박근혜 하야하라. 민주주의 회복하라."

경남 창원시내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8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야당·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남비상시국회의가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주최하는 촛불집회는 이날로 16번째를 맞았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모두 구호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1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1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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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사무처장의 사회로 허성무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석영철 경남도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통령선거 개입과 전교조·통합진보당·공무원노조 등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비판했다.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고문은 "통합진보당은 노동자·농민 등 서민을 위해 당당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정당인데, 무슨 위헌이란 말이냐"며 "그런 내용은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이면 다 비슷하게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다 뒤집고 쫓아내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고문은 "촛불을 켜는 것은 이 세상을 제대로 지키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며 "좀 더 힘을 내서 싸워야 하고, 악랄하고 치졸한 정권과는 확실하게 투쟁해서 우리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오 전농 부경연맹 부의장은 "어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삭발식을 했는데, 여성 의원이 삭발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며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얼마나 국가 노릇을 못했으면 여성 의원들이 머리를 다 깎겠느냐"고 말했다.

하 부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업문제는 직접 챙기겠다고 하더니, 쌀직불금 인상 등의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어제 전농 중앙에서 회의가 있어 갔더니, 전교조·통합진보당 다음 타깃이 전농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더라, 우리 농민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영철 경남도의원(통합진보당)은 "박근혜정부는 가면 갈수록 실망이고, 어르신들한테 주겠다고 하던 복지연금도 거짓말이었다"며 "온갖 복지정책은 부자한테 돈을 거둬서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박근혜정부는 돈 많은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세무조사를 해서 돈을 뺏어 복지를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석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대선개입 사건을 은폐하고, 그런 사실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으니까 '공안통치' '공포정치' '북한 욕하기'를 하고 있다"며 "이전에 박정희정권이 민주세력을 빨갱이로 몰아 말을 못하게 만들었던 것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마음놓고 댓글도 못 달게 된다"며 "공포정치를 유신 그대로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도 너무 한다, 합법적인 제3정당을 해산시키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작태다"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1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8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국가정보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16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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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출 민주당 경남도당 대외협력실장은 "전두환 군사쿠데타로 만들어진 '민정당'의 후예들이 새누리당이다, 헌정을 유린해온 정당들이 합법적인 정당인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을 요구할 권리가 있나"라며 "누구나 정당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국민만이 유일하게 정당을 해산시킬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힘으로 새누리당을 완전히 해산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동 전교조 경남지부 사무처장은 "정부가 전조교에 대해 '노조 아님'이라고 한 뒤 조합비를 자동이체로 내겠다고 하는 조합원들이 85%를 넘어섰고, 계속해서 조합원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이들을 민주, 민족, 인간으로 교육하기 위해 전교조가 결성되었는데, 우리는 당당하게 아이들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조병옥 사무처장은 "오늘 집시법 위반 혐의로 해운대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데, 어느 학교 담장에 '친구 아픔을 모르는 척 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는 말이 붙어 있더라"며 "우리 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내 살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더라도 소나기가 내리면 한 집 처마 밑에 다 모이듯이 함께 모여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경남비상시국회의는 오는 1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17차 촛불문화제를 연다.


태그:#국가정보원, #촛불문화제, #경남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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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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