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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입구
2013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입구 ⓒ 김종신

"아빠, 어디야?"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아빠는 농부도 아니잖아, 근데 거기 왜 갔어?"
"농부는 아니지만, 농업은 환경을 지키는 일이고, 농업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농업은 애국하는 길이야. 나라 사랑하는 내가 빠지면 되냐?"

햇살 고운 오후 4시쯤. 수능시험 날이라 학교에 가지 않은 중학교 다니는 큰 애가 휴대전화로 내게 위치를 물었다. 평일 휴무를 맞아 집 근처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진주 국제농식품박람회>를 찾았다. 아이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유창하게 설명했지만 나 역시 박람회장에서 농업의 소중함을 엿보았다.

 근육질의 트랙터를 비롯해 아담한 승용농작물관리기 까지 다양한 농기계 등이 전시된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근육질의 트랙터를 비롯해 아담한 승용농작물관리기 까지 다양한 농기계 등이 전시된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 김종신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우람한 근육질의 트랙터를 보는 순간 BMW 같은 고급 외제 차 값보다 비싼 농기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꼼꼼히 보았다. 근육질의 트랙터만 있는 게 아니라 앙증스러운 승용농작물 관리기도 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다 한 순간 빵하고 터진 제품이 있다.

'뒤로도 잘하는 오빤, ○○써래'

써레질 잘하는 농기계인데 성인용품 선전하는 것처럼 자극적이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겠지. 그 옆으로 고개 돌리니 큰 배, 작은 감 선별하는 선별기 너머로 고추(?)선별기가 있다. 속궁합도 중요하다는데 대한민국 여자들은 좋겠다. 고추도 자동으로 선별하는 기계가 있으니···.

 외국인과 상담하는 학생들
외국인과 상담하는 학생들 ⓒ 김종신

즐겁게 농사일을 돕는 농기계를 돌아보는 사이로 구두를 열심히 닦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농기계의 윤활 방청유 제품을 설명하면서 효능을 위해 허리를 굽혀 제품을 설명하는 열정과 정성이 부럽다.

"물에 타서 여기 적힌 대로 하면 돼요. 그래도 모르시면 여기 이 전화번호로 전화주세요"

몇 번이나 똑같은 질문을 하는 시골 할머니의 질문에 짜증 내지 않고 설명하는 사원의 모습에도 열정이 보인다.

"(하동)옥종에서 딸기 하우스를 하는 데"로 시작해 서로 반갑다고 손을 내밀고 악수하며 친구가 된 머리 허연 할아버지 두 분. 박람회장에서 농기계 구경하다 서로 인사를 트고 친구가 된 모양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든가 두 할아버지는 서로 먼저랄 것도 없이 가까운 매점으로 이끈다. 아마도 막걸리 한 잔에 농사이야기로 꽃을 피우시려나 보다.

공장하면 공산품을 떠올리기 쉽다. 근데 식물도 키우는 <식물공장>이 있다. LED조명을 활용한 칸칸이 들어선 식물을 키우는 식물공장에서 우리의 농업 미래를 맛보았다.

 논개밥상
논개밥상 ⓒ 김종신

가래떡 샐러드, 유자청 샐러드, 단감 나박김치, 수험생 주먹밥 도시락, 단감 떡볶이, 홍시 쿠키, 감 껍질차, 단감 찜케이크, 단감 라볶이, 단감 모닝 샌드위치···. 72가지의 음식 레시피의 공통점은 바로 <감>이다. 이 모든 요리에 감이 들어간단다. 요리 블로거가 추천하는 맛있는 감 요리 책자 <감잡는 레시피>에 적힌 요리법. 단감을 좋아하는 아내를 떠올려 책자를 가져왔다. 물론 공짜. 

국산과 외국산 농작물을 비교 테스트하는 코너가 한편에 있었다. 10가지 농작물을 비교해 구분한 내 성적은? 창피하지만 낙제! 체험관을 끝으로 밖으로 나왔다.

구경을 많이 해서 인지 목이 마르고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은은한 국향이 코로 흘러 머리를 맑게 한다. 근처에는 국화차가 또한 무료 시음이다. 박람회가 열리는 진주종합경기장 주변에는 5만 점의 국화가 뿜어내는 국향에 취할 수 있는 <진주 국화 전시회>가 10월 25일부터 11월 10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국향에, 국화차를 마시는 나는 신선이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밖에는 5만점의 국화가 또한 전시되어 있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장 밖에는 5만점의 국화가 또한 전시되어 있다. ⓒ 김종신

국화 구경에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국화가 전시된 경기장 주변을 즐겁게 산책했다. 경기장 내 MBC컨벤션에서는 공부하는 학생처럼 열심히 메모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름 아닌 세계농업기술 보급체계와 전략 국제 심포지엄을 비롯한 각종 콘퍼런스와 세미나가 박람회 중 열렸다. 내가 찾은 날에는 <녹색 식생활 문화 및 실천세미나>라는 제목으로 경기장 내 MBC컨벤션연회장에서 열렸다. 마침 일본의 영양전문가로 활동하는 타케미 교수(카가와 영양대학교)의 '일본 식육교육의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라는 주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일본 사카도시(市 )에는 학교식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식사 추진위 목표가 '아침을 꼭 먹자'였는데 이제는 '충실한 아침을 먹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학생 8~90%가 아침을 먹고 오는데 무엇을 먹고 오느냐는 질문에 초콜릿 하나라는 답변도 있어 '충실한' 아침을 먹자로 강화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건강을 생각한 균형 있는 식사. 마지막으로는 모두가 함께 즐겁게 식사하자고 소개한다. 아이 셋을 키우는 맞벌이하는 우리 집 처지에서 가슴이 뜨끔했다. 아침을 함께 먹는 횟수가 몇 번인지, 모두가 함께 즐겁게 식사한 적이 몇 번인지···.

▣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올해 3회째인 박람회는 '농업, 생명 그리고 과학' 이라는 주제로 중국, 일본, 인도 등 22개국 260개 업체 600개 부스가 참가했다. 농기계산업관과 임업관, 토종 종자관, 해외농업교류, 체험관 등 7개 테마별로 전시관이 꾸려져 있다.

▣ 찾아가는 길
- 자가용 (네비게이션에 "진주종합경기장" 입력)
○ 부산/창원방면 : 남해고속도로 동진주(문산)나들목->첫번째 신호 좌회전(동진로)->2km지점
○ 서울/대전방면 : 대전-통영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진주나들목->상평교->공단사거리 우회전->진주소방서->동진로->남강교->종합경기장

- 셔틀버스 운행
무료인 셔틀버스는 시청~동진주(문산)나들목 임시주차장 구간을 왕복.
○ 운행코스 : (상행선) 진주시청→소방서 맞은편→행사장→임시주차장
            (하행선) 임시주차장→행사장→경남예식장→상평동 솔밭→진주시청으로 운행
○ 운행시간 : 오전 9시 45분부터 오후 5시까지 5분~10분 간격.

덧붙이는 글 | 해찬솔일기http://blog.daum.net/haechansol71/
경상남도 인터넷신문 <경남이야기>http://news.gsnd.net/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진주종합경기장#진주국화전시회#논개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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