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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달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황 법원장은 지난달 25일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되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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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5·16 쿠데타, 유신헌법 등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입을 닫았다. 황 후보자가 지나치게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5·16 쿠데타, 유신헌법, 5·18 광주민주화운동, 4·3 제주항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서 의원의 서면질의에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답변했다.

이는 올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 채동욱 검찰총장, 조용호·서기석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출신 공직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에 대해 당당히 입장을 밝힌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황교안 장관은 지난 2월 인사청문회에서 5·16 쿠데타에 대해 "대부분의 초중고 교과서에는 5·16을 군사정변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한 용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유신헌법은 그 일부조항이 권력분립 등 헌법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도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5·16 쿠데타 등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황찬현 후보자에 대해 "몰역사의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취임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황찬현 후보자가 어떻게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생명인 감사원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장에서 다시 한 번 후보자의 역사인식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며 만약 지금과 같은 답변만 되풀이 한다면 감사원장으로 자질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위장전입, 대학원수업 편법수강 의혹 제기돼

11~12일 황찬현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영교 의원은 황 후보자가 "과거 2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자는 1981년 7월 31일 부인과 함께 경기도 광주 동부읍 덕풍리에서 서울 강동구 암사동 복권아파트로 전입했다. 그는 "서울에 소재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진료와 출산을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우자 동료 교사의 집인 암사동 복권아파트로 전입했다"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장녀는 같은 해 9월 한남동 순천향병원에서 태어났다"면서 "한강을 건너야 하는 병원에 다니기 위해 만삭의 임산부와 함께 전입한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황 후보자는 또한 1982년 12월 경기도 광주 집에서 서울시 강동구 길동으로 전입 한 뒤 이듬해 4월 다시 경기도 광주 집으로 재전입했다. 황 후보자는 "면허증을 발급받음에 따라 면허증의 주소지와 주민등록증의 주소지가 서로 달라 면허증의 주소지로 일시 이전했다"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당시 인천지원(현 인천지법) 판사로도 면허증 주소지를 실제 주소지로 바꾸는 것이 더 편리했음에도 오히려 불법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민등록법상 위장전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매우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면서 "무슨 이유로 두 차례나 위장전입을 했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후보자가 대학원 박사 과정을 편법 수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김영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지내며 2003년 2학기부터 2005년 1학기까지 10과목을 수강했다. 이중 4과목의 강의시간은 일과시간과 겹친다.

수강기록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03년 2학기와 2004년 1학기에는 각각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세 시간짜리 강의를 들었고, 2004년 2학기와 2005년 1학기에도 각각 오후 2시,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강의를 들었다. 황 후보자는 재학 중 오후 6시에 시작하는 강의도 두 차례 들었다. 2004년 1학기에는 성적우수 장학금까지 받았다.

김 의원은 "공직자 복무규정을 어기고 근무 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사적인 일을 처리해왔다면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감사원장 후보자의 기본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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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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