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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대 참 태권도장의 원생들이 수련하고 있는 모습
 용인대 참 태권도장의 원생들이 수련하고 있는 모습
ⓒ 용인대 참 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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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장 운영이 갈수록 힘이 드네요. 원생 수는 줄고, 임대료 등 각종 경비는 오르고.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문을 닫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학생 수가 줄어든 것이 태권도장 운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광명시 철산주공 8단지에서 10년 가까이 태권도장을 운영해온 김 모 관장의 얘기다. 현 상황은 비단 태권도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근에 위치한 검도, 복싱, 합기도 등 거의 모든 체육도장들이 수익은 고사하더라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기감 속에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기감을 느낀 체육도장 관장들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먼저 힘을 모았다. 이러한 현상은 광주, 경기 부천, 부산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올 봄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체육도장업협동조합(이사장 허진석)'이 지난 4월 설립인가를 끝내고, 관련 조합과의 협업체를 구상하는 등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체육도장업협동조합 설립을 기점으로 3개 조합이 더 만들어졌으며, 부천과 부산에서 각각 1개의 조합이 설립인가를 끝마쳤다. 앞으로 전남 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개 조합이 더 설립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게 허진석 이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허 이사장은 연내에 이들 10여개 조합을 중심으로 한 연합회 설립을 추진 중이다. 허 이사장은 "이달 내 연합회 설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체육도장업 종사자들의 권익보호뿐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체육도장업 왜 뭉치나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연구 자료를 통해 향후 20년 내 체육도장업 시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체육도장업 역시,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체육도장업 종사자들이 뭉치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요원해보입니다."
  
허 이사장은 체육도장업의 현실을 사설 연구소의 한 자료를 통해 빗대어 설명했다. 그가 협동조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연합회 설립을 구상한 것도 바로 이 자료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자료에서 체육도장업의 쇠퇴 이유를 ▲ 출산율 저하와 절대 인구감소로 인한 사업환경 악화 ▲ 입시위주 정책으로 인한 중·고등학생들의 학원가로 이탈 ▲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원생들의 수강료 연체와 그로 인한 경영난 심화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연구소는 "인구감소 및 경기침체로 체육도장업의 경영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출산율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체육도장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최근에 발표한 서울지역의 초등학교 입학생 추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45만7026명으로 10년 전 70만 명에 육박했던 수치에 비해 약 35%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의 초중고 전체 학생수를 비교해도, 230만 명에서 116만 명으로 거의 반절이나 감소했다.   

 <그림>서울지역의 초중고 학생 수 추이
 <그림>서울지역의 초중고 학생 수 추이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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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허 이사장은 교육부와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6년간 매년 2만5000명 정도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 기준을 감안할 때, 올해 입학생이 6년 후 졸업할 시기엔 입학생이 30만 명 내외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태권도장이 최호황기를 누렸던 2000년에는 약 1만5000개가 문을 열었고, 특별한 경영전략이나 관리 없이도 간단한 홍보만으로도 원생 100명을 확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원생의 나이편차가 갈수록 저학년으로 편중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20년 내 체육도장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삼성경제연구소의 경고가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인 저변 확대에 총력"

상황이 이렇다보니, 허 이사장을 비롯한 각 지역의 조합 대표가 연내 연합회를 설립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체육도장업협동조합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홍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협동조합이나 협업화 관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체육도장업 종사자들의 참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에 대해, 허 이사장은 "체육도장업 종사자들도 현재의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저희 조합은 생활스포츠인들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토순례를 개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육도장업 관련 정부지원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허 이사장이 소속된 조합은 지난 4월 소상공인진흥원의 경영혁신교육으로 선정돼, 지금까지 소상공인경영학교를 7회째 개최해오고 있으며, 155여 명의 교육이수자를 배출했다. 이들 가운데 체육도장업 종사자만도 120여 명이나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최근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받아 신청한, 소상공인진흥원 협업화시범사업에도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바우처제도를 통해 지원하는 생활체육 관련 수련생 회비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사업 공모전 참가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허 이사장은 "현재 7만 원인 수련비 정부보조를 10만 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초등생에 편중된 원생을, 중·고·대학생을 포함해 청장년까지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원생들의 안심귀가를 위해 지문인식기나 실시간 문자제공 등을 활용한 안심서비스 도입을 조합원을 대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육도장업이 살기 위해선 조합 간 연합회 결성과 협업화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허진석 이사장
 체육도장업이 살기 위해선 조합 간 연합회 결성과 협업화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허진석 이사장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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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도장업 협업 필요"

체육도장업이 뭉치고 또 협업을 하는 데는 새로운 사업의 지속적인 개발과 함께, 그에 따른 비용 절감이 주된 이유이겠지만,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스포츠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체육도장업 관련 조합들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업 네트워크 결성뿐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지역 마을을 기반으로 한 협업공동체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전문인력을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이나 원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및 힐링프로그램 개발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협업 네트워크나 마을공동체를 통해 행동발달 자녀나 다문화가정 자녀,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함께 더불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종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덧붙이는 글 | 소상공인신문 33호에 게재될 기사입니다.



태그:#체육도장업협동조합, #협업화사업, #소상공인진흥원, #서울신용보증재단,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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