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이 입동(立冬)이었습니다.
이제 가을은 가고 겨울이 왔습니다. 어제, 오늘은 영하의 기온으로 얼음이 얼었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5시 경 월드컵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가는 가을이 아쉬워 아직 남은 단풍을 구경하러 산책을 나선 것입니다. 추위에 옷은 겨울 옷을 입고, 가을은 보내기 싫은 나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공원 한 구석에 떨어진 낙엽도 나의 마음과 같아 보입니다. 석양에 붉게 빛나는 낙엽이 마치 '난 아직 아름다운 단풍'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습니다.
공원을 천천히 산책합니다.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산책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나무들도 잎이 거의 다 지고, 남은 잎보다 떨어진 잎이 더 많습니다. 나무에 조금 남은 단풍잎이 더 귀해 보입니다. 석양에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듯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잔디밭에는 무수히 떨어진 낙엽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날립니다. 그런데 이 낙엽들이 빛을 받으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처럼 화려하게 빛이 납니다. 빨간 단풍 나무 아래에도 낙엽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아직 남은 단풍잎들이 화려합니다. 그 옆에는 멋진 의자가 있습니다만 아무도 찾아 주지 않습니다. 이 추운 겨울이 사람들을 오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습니다.
월드컵공원 호수에 낙조가 지고 있습니다. 어느 사진가는 이 아름다운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비 예보가 있습니다. 다시 비가 내리고 나면 더 추워지겠지요. 올해는 예년보다 더 춥다는 보도가 있는데 마음부터 겨울 준비를 단단히 해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