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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철새조망대 입구의 가창오리 모형,
 군산철새조망대 입구의 가창오리 모형,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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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가 주최하는 2013 군산세계철새축제가 수십만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와 함께 11월 22일~24일까지 금강 철새 조망대와 금강습지생태공원, 나포면 십자들녘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그린코드(Green Code)와 드레스코드를 도입한 순수 생태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군산시청 철새 생태관리과 진숙자씨는 "올해 개막식은 시각과 청각이 예민한 새들을 위해 소음을 최대한 줄이고 간소하게 치러지며 본행사도 소음이 발생하는 공연은 없앴다"고 전했다. 새들은 소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풀피리를 이용한 공연과 자전거 타고 풍선 올리기, 철새 모이 전달식, 새 비행기 날리기 등 자연 친화적인 행사로 열린다는 것.

체험행사도 새가 주체가 된다. 철새조망대 내에서는 새를 주제로 하는 영화 상영, 철새 도서관, 철새 특강, 철새 퍼즐방, 철새사진전 등이 열린다. 금강습지공원 주변에서는 철새 그림 그리기 대회, 철새축제 100% 즐기기, 스탬프 릴레이, 철새 사진촬영대회, 새 먹이통 만들기, 철새 비행기 날리기 대회, 새가 되어 냠냠, 새 먹이 포획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관 위주에서 주민 참여형 축제로 거듭나

호박을 고르는 나포 혜곡마을 할머니들. 이곳 호박은 마을주민 모두가 주인이라고
 호박을 고르는 나포 혜곡마을 할머니들. 이곳 호박은 마을주민 모두가 주인이라고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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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철새축제가 예전과 달라진 모습 중 하나는 그동안의 관 위주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참여하여 행사를 계획, 추진하고 음식도 만드는 주민 참여형 축제로 바뀌었다는 것. 군산을 찾아온 철새들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서식지를 주민이 직접 조성하며, 영농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나포면 십자들녘은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먹이가 부족해 한번 찾아왔던 철새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나포면 주민들은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 290ha에 볏짚을 깔아 철새들이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발 벗고 나섰다.

주민들은 먹거리 장터에도 참여한다. 나포면 할머니들은 지역 특산물인 호박을 주재료로 하는 '나포 할매 호박죽'을 선보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손길이 바쁘다. 혜곡마을 경로당에서 만난 김정순(77) 할머니는 입구에 쌓아놓은 호박을 가리키며 "우리 마을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호박죽에 있다"며 "가능하믄 철새에게도 호박죽을 먹이고 싶어유!"라며 활짝 웃었다.   

조합원 수가 250여 명에 달하는 '우리 영농조합'에서는 짚공예, 타작마당, 철새 집 만들기, 새 먹이 포획체험, 방아 찧기, 떡메치기, 새끼 꼬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조투어', 내년 2월까지 진행

해질녘, 금강하굿둑 위에서 군무를 펼치는 철새들.
 해질녘, 금강하굿둑 위에서 군무를 펼치는 철새들.
ⓒ 군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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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역시 탐조투어.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버스여행 3개의 코스로 진행되는 탐조투어는 가족과 친구와 연인이 함께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금강의 철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금강의 황금빛 석양은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한다. 

가림막을 쳐놓은 나포면 제방과 십자들녘에서는 철새를 가장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철새 탐조투어, 새 먹이 주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박 2일 철새 겨울 생태캠프, 철새와 함께하는 관광여행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철새 탐조투어를 할 때는 7~10배율의 쌍안경을 휴대하면 좋은데, 그 이유는 새들은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싫어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경계심을 풀기 때문이다. 필기도구를 준비하여 망원경으로 관찰한 새의 특징을 스케치하고 철새를 본 느낌을 기록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축제 이후에도 몇 가지 프로그램은 계속 운영된다. 내년 2월까지 십자들녘 금강제방에 부스를 설치하고 따뜻한 차와 함께 철새 군무를 볼 수 있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조투어'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며, 앵무새 먹이주기 체험도 병행한다. 또한, 아빠 어디가, 플라잉 맨 등 가족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체험행사도 지속해서 진행한다.

그린코드, 철새들 안식처 조성에 주력

금강담수호 제방에서 철새를 탐조하는 모녀,
 금강담수호 제방에서 철새를 탐조하는 모녀,
ⓒ 군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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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겨울 철새가 수만 개체로 늘면서 금강 하구에서 본격적인 탐조시즌이 시작됐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부터 도래하기 시작한 겨울 철새들이 11월로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증가하여 11월 5일 오전 금강하구 지역에서 약 5000개체 정도 확인되었다. 추수가 끝난 나포 십자들녘에도 먹이활동을 하면서 쉬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하늘이 붉게 물드는 저녁 무렵 금강호와 십자들녘을 오가며 비행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금강하구는 천수만, 주남저수지와 함께 3대 철새도래지 가운데 하나로 매년 가창오리를 비롯해 큰고니, 청둥오리 등 수십 종의 철새들이 찾고 있다. 이에 군산시는 철새 개체 수 늘리기와 평안한 안식처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 조성된 철새 테마거리 벽화 앞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새로 조성된 철새 테마거리 벽화 앞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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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는 십자들녘과 금강호 경계인 나포면 제방에 가림막(500m)을 설치하여 탐조객들의 안전과 철새들이 마음 놓고 비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금강 습지생태공원 인근에 대나무 인공섬을 띄우고 갈대와 억새 군락지 조성, 낙산홍 식재, 귀뚜라미, 참붕어, 미꾸라지 등 다양한 먹이를 공급하여 철새들이 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군산시청 진숙자씨는 "철새축제 현장을 방문할 때는 복장의 색깔에 주의해야 하고, 너무 자극적인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큰소리로 고함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행위도 금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철새들은 매우 민감한 성격을 지니고 있고, 시각과 청각이 예민하므로 눈에 튀는 원색의 의복을 피해야 한다는 것.

진씨는 "군산 철새축제를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축제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이벤트성 행사에서 탈피,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철새가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친환경 생태체험 행사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군산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군산세계철새축제, #금강하굿둑, #나포면 십자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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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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