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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주민과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경찰이 충돌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경찰이 소유주의 허락을 받지 않고 사유지에 천막을 설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철탑 공사장 주변에서 발생한 충돌로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고, 주민들은 노숙농성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13일 한국전력공사가 송젙탑 공사 반대하던 주민들이 설치해 놓았던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철탑의 천막 농성장을 철거하고 인근에 있는 황토방 농성장을 봉쇄하자 주민들이 이틀째 노숙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황토방 주변에 경찰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
13일 한국전력공사가 송젙탑 공사 반대하던 주민들이 설치해 놓았던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철탑의 천막 농성장을 철거하고 인근에 있는 황토방 농성장을 봉쇄하자 주민들이 이틀째 노숙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황토방 주변에 경찰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 ⓒ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15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동화전마을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6번 철탑 공사장 주변에서 주민들이 황토방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노숙농성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13일 낮 12시경 96번 철탑 현장에 있던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고, 천막 농성장 옆에 있는 황토방 농성장도 봉쇄했다. 주민과 연대단체 활동가 3명은 지난 13일부터 황토방 농성장 앞에서 이틀째 노숙농성하고 있다. 이들은 비닐에 의존해 추운 밤을 지새고 있다.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주민 팽아무개(57)씨가 지난 14일 오후 6시경 이곳에서 경찰과 충돌과정에서 머리와 목을 다쳐 현재 밀양병원에 입원 중이다.

대책위는 "황토방 쪽에 있는 주민들은 고립돼 있는 상태이며, 식사와 물, 충전기, 침낭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막기도 했다"며 "국가인권위 부산사무소 직원의 조정 끝에 지난 13일 겨우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5일 오전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하고, 이날 오후 국가인권위는 현장 조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또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4시경 마을 인근 진입로에 주민들의 농성장 옆에 천막을 설치했다. 그런데 경찰이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천막은 소유주의 허락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대책위는 "진입로는 농사일을 위해 조성한 사유지로, 경찰은 소유자로부터 동의나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항의하는 주민한테 경찰은 '토지 소유자를 설득 중이다'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오후 "처음에 마을이장과 이야기를 해서 천막을 설치했던 것이었다"면서 "이날 오후 천막을 다른 쪽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밀양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 반대를 위해 10여곳에서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지난 10월 2일 송전탑 공사 재개 뒤 50여명이 병원에 후송되었다가 현재 2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96번 철탑 현장의 농성 충돌과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주민 농성장이 있던 장소는 철탑 공사장 부지로 공사를 하기 위해 철거했고,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민 안전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지방 경찰청 관계자는 "한전이 공사를 하고 있어 안전 위험 때문에 주민 농성을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오후 팽아무개씨가 병원 후송된 상황과 관련해, 그는 "당시 경찰이 온풍기를 옮기려고 하자 주민들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다"면서 "경찰은 팽씨를 밀치지도 않았고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시민 한마당' 16일 열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16일 오후 부산 남포동 광복로 패션거리에서 열리는 '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시민 한마당' 행사에 참석한다. 주민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어 오고 있는데, 이날 밀양에서는 집회를 열지 않고 부산 집회에 참석한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방사능에 오염된 먹거리의 해악과 함께, 고리 핵발전소에서부터 생산된 전기를 수송하기 위한 765kV 밀양 송전탑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부산 인근의 노후된 국내 최고령 핵발전소 고리 1호기의 폐쇄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 또한 이번 행사에서도 빼놓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행사는 핵에너지의 문제점과 탈핵의 필요성을 알리고 선언하는 집회, 각종 퍼포먼스와 이벤트 등으로 탈핵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부스, 신명나는 풍물 연주의 풍물패가 이끄는 퍼레이드 등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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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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