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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선산읍 낙동강과 만나는 대망천 하류. 물이 고이면서 악취가 풍기고 썪어 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낙동강과 만나는 대망천 하류. 물이 고이면서 악취가 풍기고 썪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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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소하천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낙동강 습지에 고여 녹색을 띠거나 뿌연 색으로 변해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는데, 구미시는 물론 낙동강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나 국토교통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미시 선산읍 원리에 위치한 소하천인 대망천 상류에는 고아산업단지가 있고 축사농가도 여러 채가 있다.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원동 제1수문을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 들고 이 물이 고여 약 1km 떨어진 감천 쪽으로도 흘러 낙동강 물줄기와 만나게 되어 있다.

지난달 25일 대구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찾은 대망천 하류에서는 온통 물감을 뿌린 것처럼 녹색을 띠며 썩어가고 있었다. 원동 수문을 통해 나오는 물은 탁한 색을 띠었는데, 이 물이 다시 더 큰 웅덩이에 모이면서 녹색을 띠었다.

물에서 악취가 진동했지만 대망천을 관리하는 구미시는 전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홍덕 원3리 이장은 "구미시에 몇 차례 물이 썩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며 "큰 비가 오면 이 물이 낙동강으로 흘러 구미 시민이 다시 마시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망천으로 흐르는 물은 공장 폐수이거나 축산 농가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임이 틀림없다"며 "하수처리장에서 충분히 처리를 하고 내려보내야 하는데 하수관로가 문제이거나 몰래 버리는 폐수일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국장은 "이렇게 물이 썩어가는데도 관공서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소하천에는 물이 썩어있는 곳이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대망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의 물이 고여 녹조를 이루고 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대망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의 물이 고여 녹조를 이루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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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인 원동제1수문 하류에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이 지난 10월 25일 오후 오염된 물을 체취하고 있다.
 대망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인 원동제1수문 하류에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이 지난 10월 25일 오후 오염된 물을 체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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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대망천에서 흐른 물을 채취해 대구환경청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15일, 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320.3ppm이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520ppm에 달했다. 부유물질은 무려 1790ppm에 달했다.

보통 수질이 1급수인 경우 COD와 BOD는 각각 1ppm 이하여야 하고 2급수는 3ppm, 3급수는 6ppm 이하여야 한다. 이 기준대로 한다면 대망천에서 흐른 물은 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동식물이 아예 살 수 없는 수질이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중금속류는 검출이 안됐지만 COD와 BOD가 높게 나왔고 총인이나 부유물질도 높게 나와 이것을 물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반 하천수의 경우 많이 나와도 10ppm 이하로 나와야 하는데 합류부 늪지대여서 물이 고여 있어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낙동강과 대망천이 만나는 곳의 수질은 COD 320.3PPM, BOD 520PPM으로 물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이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낙동강과 대망천이 만나는 곳의 수질은 COD 320.3PPM, BOD 520PPM으로 물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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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미시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고아농공단지 폐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물도 있고 축산폐수가 나오는 물일수도 있다"며 "준설하고 물을 흘려보내야 하지만 부서가 달라 서로 이야기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니 물이 썩어 자정작용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가스가 분출되면서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부서와 함께 협의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망천으로 흐르는 폐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가 필요하고 환경부서와 건설부서, 하수관리 부서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하지만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채 아직까지 협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낙동강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나 국토교통부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자원공사는 구미보 등 수계관리만 할 뿐 지천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지자체가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도 지자체가 처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낙동강 본류로 흘러들지 않았지만 대망천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오염으로 인해 구미시민들의 식수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면서 "서로 책임을 미루지 말고 조속히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낙동강, #대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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