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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송전탑은 1개라도 못 세우게 할 것이다."
"우리는 결사 저지할 수밖에 없다."
"철탑 다 세운다면 뽑아내기 운동을 할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이 경찰의 보호 속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공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18일 현재 14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는 곳은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에 있는 84번 철탑 현장이다.

한전은 84번 철탑에서 나흘째 조립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날 약 65m 가량 올라간 상태라고 밝혔다. 철탑은 지름 0.4~1m, 길이 3~6m의 강관 파이프를 조립하는 것이다. 84번 철탑의 전체 높이는 104m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0월 2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소재 84번 철탑이 18일 현재 65m 가량 올라간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0월 2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소재 84번 철탑이 18일 현재 65m 가량 올라간 상태라고 밝혔다.
ⓒ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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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84번 철탑 공사를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한전은 단장면 7곳, 상동면 5곳, 부북면 1곳에서 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전은 공사장비·자재를 대부분 헬기로 운반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시공업체를 포함해 200~300여 명을 투입하고 있다. 한전은 밀양 4개면(단장·상동·산외·부북)에 총 52기의 송전탑을 세우게 된다.

한전은 조만간 공사 현장을 몇 군데 더 늘릴 예정이다. 한전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내년 여름철 이전까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 "철탑 세우면 뽑아내기 운동"

송전탑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반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공사장 진입로와 주변 등 10여 곳에서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주민들은 계속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쪽에 있는 127번 철탑 현장에서 움막을 지어놓고 농성하고 있는 한옥순(66)씨는 "우리는 24시간 계속해서 주야로 농성하고 있다"며 "밀양 부북면 쪽에 아직 철탑 3개가 남아 있는데, 이곳에 철탑이 세워진다는 것을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씨는 "송전탑은 모두 52개를 건설해야 하는데, 우리 면에 들어서는 것만 못하게 해도 전체 송전선로가 안 된다"며 "한전이 지금 공사를 해봤자 헛수고가 될 것이고, 나중에 빼내도록 할 것이며, 한전이 이곳에 공사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과 따는 작업을 하다가 전화통화한 안영수(58․괴곡마을)씨는 "철탑 공사를 계속 한다고 하니까 억수로 기분이 나쁘다"며 "정부와 한전은 주민들을 속이고 공사를 하고 있는데, 국책사업을 이런 식으로 해서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민들은 끝까지 반대할 것이며, 지금은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인데, 만약에 마을 인근 현장에서 공사를 시작할 경우 결사 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철탑이 세워지면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하는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회(42․동화전마을)씨는 "주민들은 계속 농성하고, 한전은 대규모 공권력 투입 속에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며 "한전은 지금까지 작업한 것보다 할 게 더 많다. 주민들의 주장은 정당한 것이고, 국가를 위해서도 옳은 길이니까 작업 진척도와 상관없이 송전탑 공사 중단과 국가에너지 정책을 바꾸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몇몇 여론조사에서도 나왔지만 밀양 송전탑 공사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국책사업이 이래도 되느냐"면서 "철탑을 세운다면 우리는 나중에 그것을 뽑아내는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가 인권침해라며 긴급구제신청을 한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18일 오후 경찰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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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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