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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6차 공판이 열린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가족들이 모여 검찰이 프락치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6차 공판에는 'RO 비밀모임'의 제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내란음모 구속자 가족 "내란음모 조작이다"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6차 공판이 열린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가족들이 모여 검찰이 프락치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6차 공판에는 'RO 비밀모임'의 제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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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모임을 국가정보원에 제보한 이아무개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RO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수원 지역 선거 후보를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21일 오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에 대한 내란음모 사건 6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제보자 이아무개씨는 "(2006년 경) 수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례대표를 논의했는데, 조직(RO)에서 다른 사람을 비례대표로 뽑았다"고 말했다. 수원 지역의 활동가들이 합의해 결정한 비례후보 대신 RO가 다른 인사를 후보로 뽑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수원 지역 출마자를 RO의 조직인 세포모임에서 결정했다"며 "조직원들의 임무와 역할은 RO의 승인사항으로 수원시의원이 된다면 조직원으로서의 역할이 바뀌기 때문에 RO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쟁점위해 한나라당사 점거 지시받아"

2003년 말부터 RO 조직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 2010년 5월 국가정보원에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이후 국정원 수사관 문아무개씨와 접촉해 44차례에 걸쳐 47개의 녹음파일을 제공했다. 이중에는 5월 10일 곤지암 수련원 모임과 5월 12일 합정동 모임 등 이번 사건의 핵심자료가 있다.

이날 공판에서 이씨와 피고인 7명 사이에는 가림막이 놓였다. 이씨가 증인석에 들어설 때 경위 두 명이 검은 우산으로 이씨를 가리기도 했다. 피고인과 직접 대면했을 경우 이씨의 신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온 조치다.

이씨는 RO로부터 활동과 관련한 직접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휘원인) 이상호 수원진보연대 고문이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쟁점화하기 위해 한나라당 중앙당사를 점거하라고 지시했다"며 "몸이 안 좋은 상태라 점거하면 구속이 예상돼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의 결정이기에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속될 때를 대비해 이상호 고문이 준 김일성 선집·김정일 저작집 등의 자료들을 철저하게 파기했다"고 말했다. 또 "지시를 받기로 한 날 약속 장소에 갔는데 약속 시간 10분 후에 지시가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구속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RO가 나를 시험에 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동안 많이 괴로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RO가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2006년 평택 미군기지 이전,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등 주요 현안에 조직원들의 총집중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인혁당-주체사상 관련 유도심문... 이씨 "조직가입 때 사상검증"

검찰은 또 이씨에게 인혁당과 이석기 그룹의 RO모임의 연관성, 피고인 김근래의 문건에 나타난 조직원들의 주체사상에 대한 인식 등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인혁당의 특징, 주체사상에 관한 평가를 나열하고 제보자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질문했다. 이에 이씨는 "인혁당 시절에 어땠는지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RO는) 보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이라면서 "(김근래의) 문건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검찰의 심문 방식이 유도심문이라고 항의했다. 재판부 또한 "증인이 인혁당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 확인하고 비교·진술하게 해야지 증인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교하게 하는 건 유도심문"이라며 "주체사상과 관련한 평가도 증인이 문건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문건의 내용을 바탕으로 물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검찰은 문건 부분을 제외하고 이씨에게 주체사상의 평가를 물었다.

이에 이씨는 주체사상과 관련해 "이 시대를 선도하는 이념이라고 믿고 그렇게 알아가려고 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이 1936년 6월 조선혁명의 진로를 내는데, 하나는 당을 만들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제에 무장투쟁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노선에 맞춰 타도제국주의동맹, 반제청년동맹, 청년회와 아동단을 구성했고 RO 역시 민주노동당 때부터 청년회, 여성회 등의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서를 쓴다면 검사가 이야기한 평가를 그대로 쓸 것 같다, 주체사상이 뭐냐라고 하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발전시킨 우리만의 독특한 사상으로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 규정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RO 조직원들도 주체사상을 증인과 같이 인식하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조직에 가입할 때 사상학습의 정도가 기본이 된다, 혁명관과 세계관을 검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의 증인 심문은 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검찰이 제출한 심문조서 600여 페이지 가운데 불과 12페이지밖에 진행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검찰의 주심문은 오늘 하루종일 하게 돼 있는데 만약 내일까지 이어진다면 재판일정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검사는 주어진 시간에 맞춰 심문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칠준 변호인단 대표변호인은 이날 오전 재판을 마치고 국정원 제보자 이씨를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안타깝다"며 "심문과정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6차 공판이 열린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RO 비밀모임'의 제보자 마음을 바꿔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6차 공판은 'RO 비밀모임'의 제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통합진보당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7명에 대한 6차 공판이 열린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RO 비밀모임'의 제보자 마음을 바꿔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6차 공판은 'RO 비밀모임'의 제보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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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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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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