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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X화인케미칼 김기식위원장은 "단협에 명시된 명예퇴직제도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KPX화인케미칼 김기식위원장은 "단협에 명시된 명예퇴직제도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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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에 위치한 KPX화인케미칼(대표이사 곽의남, 아래 화인케미칼)이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갈등이다. 특히 구조조정 규모에 대해 노사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조합 "일방적인 구조조정 받아들일 수 없다"

22일 김기식 화인케미칼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7일 대표이사가 본관회의실에서 직원설명회 시간을 통해 전직원 93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직접 발표했다"면서 "이후 교섭을 통해 확인되었다, 조합은 단협에 명시된 명예퇴직제도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주원료인 DNT(디니트로톨루엔)의 협상지연으로 경영이 악화되어 정리해고의 칼날이 직원들에게 왔다"며 "회사측은 현재 위기를 정리해고만 밀어붙여 무작정 직원들을 거리로 쫓아내지 말고, 정리해고 회피 방안을 강구해 노사가 뼈를 깎는 고통으로 회사 재건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21일 일부 언론은 화인케미칼의 전직원 구조조정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측 총무팀 관계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직원을 구조조정하는 게 맞냐는 물음에 "전 직원에 대해 구조조정을 한다고 얘기한 적 없다"면서 "사실과 다른 과장된 것이다, 운휴인력 20~30%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현재 화인케미칼 노사는 정리해고에 관한 특별교섭을 벌이고 있다. 6차 교섭까지 이루어졌지만 협상은 답보 상태다. 조합은 회사가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면 단체행동으로 강력하게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화인케미칼 백만석 부위원장은 "정리해고를 명예퇴직제도에 준해서 실시하면 조합도 구조조정을 수용하겠다, 25명 정도는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2위 우레탄 선두주자... 수요예측 오판 논란

KPX화인케미칼 정문앞에 '회사는 단체협약 이행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KPX화인케미칼 정문앞에 '회사는 단체협약 이행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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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케미칼은 우레탄의 기초 원료인 TDI를 생산하는 우레탄산업의 선두주자다. 1978년에 설립된 화인케미칼은 자본금 190억에 2012년 기준 29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바스프(16만 톤)에 이어 국내 2위의 연간 15만 톤의 생산설비를 갖춘 화학회사다. TDI는 우레탄 폼, 자동차. 건축용 내외장재의 원료다. 관계자에 의하면 약 5만 톤이 국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중국을 비롯 전 세계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인케미칼이 어려워진 데는 세계 경제침체뿐만 아니라 수요예측 오판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중국바이엘사가 25만 톤 규모의 공장을 준공 후 제품이 쏟아졌고 공급과잉에 따라 가격이 폭락했다. 또 1, 2공장(각 5만 톤)의 생산설비를 갖춘 화인케미칼은 800억 원을 투입, 2011년 3공장(5만 톤)을 준공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3공장은 가동 3개월 만에 지금까지 올스톱됐다. 현재는 1공장만 가동 중이다.

여기에다 화인케미칼은 원료공급협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원료 공급업체는 휴켐스와 화인케미칼의 입장은 엇갈린다. 화인케미칼 측은 "휴켐스가 올해 말까지만 1, 2공장을 공급하고 더 이상 공급을 안 하겠다는 계약 종료 공문이 왔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휴켐스 측은 "우리가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화인케미칼에서 올해 말까지만 공급받겠다는 공문을 본사로 보냈다, 이것은 정확한 팩트"라고 전했다. 

한편 복수의 관계자는 "휴켐스가 원래 6만 톤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8만 톤 공장을 짓자 곽 대표가 계약위반을 문제 삼아 검찰에 고발했다"며 "그 과정에서 몰래 작성된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해 양측이 감정싸움이 돼 그 불똥이 노동자들에 튀긴 격"이라고 귀띔했다. 노동조합은 "TDI의 원료인 DNT 관련 원료협상이 잘 안 되어 정리해고를 불렀다"고 보고 있다.

원료공급협상 지연...언제까지

여수산단에 위치한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를 생산하는 국내 2위 KPX화인케미칼(대표이사 곽의남)이 구조조정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여수산단에 위치한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를 생산하는 국내 2위 KPX화인케미칼(대표이사 곽의남)이 구조조정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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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화인케미칼 총무팀 관계자와 전화통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전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인가?
"전 직원 구조조정 한다고 얘기한적 없다. 과장된 것이다. 사실과 다르다."

- 구조조정 인원은.
"운휴인력 20~30%선이다."

- 원료 공급사인 휴켐스와 원료공급협상이 오래 지연되고 있다.
"휴켐스에서 올해 말까지만 1, 2공장은 계약이 종료된다고 공문이 왔다. 더 이상 공급을 안 하겠다는 얘기다. 다른 뉴스와 내용이 좀 다르다."

- 그럼 휴켐스가 계약위반인가?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휴켐스가 독점적인 지위로 영업이익이 많다 보니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이 협상이 진행 중이다."

- 곽 대표이사가 휴켐스를 고발한 것이 사실인가?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문제다. 회사 상대가 아닌 개인이 개인을 상대로 한 부분이다. 휴켐스가 계약위반 사실이 있다. 회사 상대로 고발한 것이 아니다."

- 결국 원료협상이 안되니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와전되었다. 일부분이다."

- 조합은 명예퇴직하면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던데...
"3년 적자가 났다. 자금문제도 있고 상황이 안 된다. 조합과 협의가 진행 중이니 지켜봐 달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KPX화인케미칼, #구조조정, #TDI, #휴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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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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