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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었다. 사진은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신도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었다. 사진은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신도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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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시국미사에서 한 말이다. 그동안 일부 시민들이 촛불집회 등에서 '박근혜 OUT'과 '박근혜 하야'를 촉구했지만 종교계기 집회를 통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에서 ▲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의 총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 대통령은 정의롭고 공정한 진상규명을 통해서 책임자를 처벌하라. ▲ 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 등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의 이 촉구가 들어지지 않으면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마태 18:15-17)는 성경의 말씀처럼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기도회와 시국미사를 계속할 것이며,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할 것이다. "들을 귀가 있는 대통령은 들어라."-<오마이뉴스> 정의구현사제단 "박 대통령, 사퇴 표명하라"

박창신 원로신부는 강론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며 책임있는 박 대통령도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그만큼 현 시국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3사에서는 시국미사가 열렸다는 자체를 볼 수 없었다.

KBS <뉴스9> "연평도 도발 3주년"은 있어도 "대통령 하야" 촉구는 없어

KBS<뉴스9>
 KBS<뉴스9>
ⓒ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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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9>는 연평도 포격 3주년을 하루 앞둔 때문인지 <북 해안포 기지 강화…"청와대 불바다" 위협>와 <'연평도 포격' 3주기…도발 막으려면?>를 연이어 보도했다. <북 해안포 기지 강화…"청와대 불바다" 위협> 기사는 "내일이면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 3년이 된다"며 "KBS는 연평도 넘어 북한 지역 촬영에 성공했다. 서해 최전방 해안포 기지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오늘은 청와대까지 타격하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 대변인담화 : "연평도 불바다가 청와대 불바다로, 통일대전의 불바다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은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된 반인륜적 행위였다고 반박하고 또다시 도발한다면 지원세력은 물론 지휘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뉴스데스크> "중국발 스모그"보도하면서 '시국미사'는 외면

MBC<뉴스데스크>
 MBC<뉴스데스크>
ⓒ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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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는 중국발 스모그 기사로 시작했다. 첫번째 기사인 <중국발 스모그 한반도 습격…고농도 미세먼지 '주의'>에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해를 건너 오늘밤부터 우리나라에 상륙하겠다"면서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짙은 미세먼지가 내일 하루종일 중부지방을 뒤덮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기사는 시민과 국립환경과학원 직원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중국 대륙을 뒤덮은 거대한 스모그가 서해를 건너는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며 "띠를 이룬 먼지 떼가 황해도를 거쳐 수도권으로 곧장 이어진다"며 중국발 스모그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어 <'청정 공기' 중국 남부까지 스모그 몸살…난방철 우려 확산> 기사에서는 "중국의 이 대기오염 물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겨울 난방을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공기가 깨끗한 중국 남부지방 하늘도 스모그로 덮고 있다"며 중국 현지 상황까지 전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훈련 중 미군 2명 사망…한미 합동 포격 훈련 전면 취소>, <다시 고개드는 연탄가스 중독사고…난방비 부담 속 '참변'>, <공무원들이 관용선 기름 도둑질…운항 일지 조작도>, <도박자금 마련하려 교회 턴 10대…고가 음향장비 노려> 등 사건사고 기사를 집중 보도했지만, 사제단의 "대통령 하야" 시국미사는 보도하지 않았다.

SBS "주님 죄송합니다"는 전했지만 "대통령 물러나라"는 전하지 않아

SBS<8시뉴스>
 SBS<8시뉴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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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8시뉴스>는 <차기 전투기 F-35A 확정…40대 도입 8조 3천억 원>로 시작했다. 이어 <수도권 전역 뒤덮은 미세먼지..내일 낮 최고치>, <꽉 닫힌 지갑..가계 흑자 사상 최고 '불황형 흑자'>, <모레부터 요란한 비..올 겨울 춥고 눈 많이 온다>, <반값 세일에 새벽부터 긴 줄..'줄 세우기' 마케팅>등 기사를 전했다. 하지만 시국미사 기사는 없었다.

<'주님 죄송합니다' CCTV에 인사…교회 턴 10대> 기사는 "한 청년이 교회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디론가 들어간다"며 "잠시 뒤, 큰 상자를 안고 나타난다. 교회 방송실에 설치된 1천만 원에 가까운 디지털 스피커였다"고 전했다. 이어 "18살 이 모 군은 지난 4월부터 수도권 일대 대형 교회 14곳을 돌며 고가의 음향 기기만 골라 훔쳤다"면서 "총 피해액이 1억 2천만 원 가까이 된다. 음향기기를 훔쳐 나가면서 CCTV를 향해 절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JTBC<뉴스9>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 파문

jtbc<뉴스9>
 jtbc<뉴스9>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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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가 박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 미사를 외면한 반면 JTBC<뉴스9>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며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미사는 처음인데요. 새누리당은 종교의 정치개입이라며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뉴스9>는 <'박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 파문..새누리 "종교 정치개입">기사에서 연규영 신부(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강론을 직접 전했다.

"진실을 요구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고집불통의 독재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내년 1월 총회를 열고 대통령사퇴 요구에 대한 전체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한 후, "새누리당은 종교본연의 업무보다 정치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며 새누리당 반응까지 보도했다. 특히 "미사를 마친 뒤 거리행진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사제단은 전주와 익산, 정읍 등에서도 시국 미사를 열어 대통령 사퇴 요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보도헸다. 시청자들은 이 보도를 통해 시국미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날 방송3사가 전한 뉴스 개수는 KBS<뉴스9>가 날씨 포함 35개, <뉴스데스크> 35개, <8시뉴스> 34개였다. 서른 개가 넘는 기사를 내 보내면서 신부들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기사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통탄할 일이다. 보도하지 않는다고 "대통령 하야하라"는 묻히지 않는다. 이유는 이 말씀 때문이다.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카 8:14-15)"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대통령 하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방송3사, #JTBC<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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