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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밀양 주민과 연대단체들의 활동 역시 이어지고 있다. 한전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두 달여 만에 철탑 한 기의 조립을 완료했다. 이 와중에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밀양 희망버스'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한전, 84번 철탑 조립 완료... 공사는 여전히 계속

25일 한국전력공사는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84번 철탑의 조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5일 한국전력공사는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84번 철탑의 조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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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전은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밀양구간' 84번 철탑의 조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전이 10월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55일만이다. 한전 관계자는 "84번 철탑은 조립을 완료했고, 전선만 연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전은 현재 16곳에서 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전은 고례리에 있는 82번 철탑과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에 있는 126번 철탑도 지하 기초 공정을 마무리하고 철탑 조립에 들어갔다.

한전은 단장면 10곳, 상동면 5곳, 부북면 1곳에서 철탑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전은 거의 매일 시공업체 직원을 포함해 300명 안팎을 현장에 투입해 작업하고 있다.

한전은 밀양 4개면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울 예정인데, 단장면 10기, 산외면 7기, 상동면 17기, 부북면 7기다. 한전은 경찰이 철탑 현장 주변과 진입로 등에서 주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철탑 공사는 계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어느 곳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밀양 주민 농성 계속... 30일, 희망버스 '출발'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반대 주민들도 곳곳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6번 철탑 현장 아래에 있는 밀양 단장면 동화전마을 쪽에 있는 주민들의 천막 농성장에 간디학교 학생들이 펼침막을 걸어놓은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반대 주민들도 곳곳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6번 철탑 현장 아래에 있는 밀양 단장면 동화전마을 쪽에 있는 주민들의 천막 농성장에 간디학교 학생들이 펼침막을 걸어놓은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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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한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밀양 주민들은 바드리마을·상동마을·평밭마을 등 10여 곳에서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사 재개 뒤 현재까지 농성하거나 경찰과 충돌로 병원에 후송된 주민은 50명이 넘고,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입원해 있다. 또 농성에 참여했다가 돌아간 뒤에 뇌출혈로 쓰러지거나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부산·울산·대구에 입원해 있거나 자녀의 집에서 지내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주민은 세 명에 이른다.

'밀양 희망버스'는 30일부터 12월 1일,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진영으로 구성된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가 전국 각지에서 밀양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밀양 희망버스'는 서울·경기·평택·인천·원주·천안 등 전국 20곳에서 출발하고, 버스 '76.5'대를 타고 온다는 계획이다. 희망버스에는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 해군기지 반대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도 참여한다. 참가 인원 규모는 2000~3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30일 오후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라는 제목으로 문화제를 연다. 또 이날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미술가들과 함께 만든 '희망버스 상징물'도 세울 예정이다. 보라마을은 2012년 1월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고 이치우(당시 74세)씨가 분신자살했던 곳이다. 보라마을 주민과 고 이치우씨 동생 등 유가족들도 이번에 송전탑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참가자들은 마을회관과 농산물집하장 등에서 하룻밤을 지새거나 민박할 예정이다. 둘째날(12월 1일) 오전 이들은 밀양시청 앞에 모여 마무리 집회를 연 뒤 해산한다.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한국전력공사와 정부는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마을 주민의 인권을 짓밟는 야만적 공사를 강행하고 있고, 공사 강행은 명분이 없다"며 "밀양 주민의 삶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공사는 정당화될 수 없고, 송전탑 공사를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도 '밀양 희망버스'에 대책을 세우고 있다. 현재 밀양에는 경찰 1200여 명이 배치돼 있는데, 지난 10월초 3000명 규모에 비해 1/3가량으로 줄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희망버스의 구체적인 행사 계획이 나오지 않아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며 "보라마을에서 열리는 문화제는 허용하겠지만, 공사 현장 진입 등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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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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