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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을 때 빨리 일본의 사죄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던 고령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통영) 할머니가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경남지역 생존자 8명 가운데 최고령이다. 정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등록자는 전국적으로 236명이었는데, 현재 56명만 생존해 있고 최고령자는 97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 할머니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 할머니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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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에 따르면, 김복득 할머니는 최근 통영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김 할머니는 무릎과 어깨 등에 관절염, 신경통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다.

입원하기 전까지 김 할머니는 통영에 있는 집에서 혼자 생활해 왔는데,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입원한 것이다. 송도자 대표는 "김 할머니는 거의 무릎을 못 쓰시고 그동안 댁에서 혼자 지내오셨는데, 도저히 안되겠기에 최근 병원으로 모셨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간병인이 24시간 돌보고 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송 대표는 "다리가 아파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상당히 고통스러워하시며, 연로하셔서 수술도 안된다"며 "진통제를 많이 맞고 계신데, 건강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1918년 통영 태평동에서 태어나 22살 되던 해인 1939년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취업사기) 통영 강구안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간 뒤, 다시 중국으로 갔다. 이후 할머니는 대련에서 3년, 필리핀에서 4년간 '후미꼬'라는 이름으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 당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 할머니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김 할머니는 무릎 통증이 심한 상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 할머니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김 할머니는 무릎 통증이 심한 상태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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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는 해방 뒤 일본 나가사키항과 부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평소 성격도 밝으셨던 할머니는 채소밭을 가꾸며 지내셨고, 부지런하고 검소하게 생활해 오셨다.

김 할머니는 그동안 많은 돈을 사회에 내놓기도 했다. 2012년 4월에는 통영여자고등학교에 장학금 2000만 원을 기탁했고, 올해 봄에는 통영 남망산공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비석인 '정의비'를 세울 때 건립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또 김 할머니는 지난 11월 4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20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통영시청에서 열린 기금 전달식에서 김 할머니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아무 것도 모르고 따라가서 신세를 망쳤다"며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분이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하셨다.

경남도교육청은 김 할머니의 일대기를 담은 자료집 <나를 잊지 마세요>를 제작해 경남지역 초․중․고교에 배포하고, 일본어로 번역해 발송하기도 했다.

송도자 대표는 "김 할머니는 많이 편찮으시지만 정신은 온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송 대표에 의하면, 김 할머니는 "살아 있을 때 일본한테서 빨리 사죄를 받아야 할 것인데…"라 말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6) 할머니가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김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2000만원을 기탁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열었을 때 모습. 옆에 송도자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대표가 서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6) 할머니가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김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2000만원을 기탁하는 기자회견을 지난 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열었을 때 모습. 옆에 송도자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대표가 서있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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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군 위안부, #김복득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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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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