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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었다. 사진은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신도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밤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었다. 사진은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신도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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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만큼이나 종북 몰이도 거센 요즘이네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 발언을 겨냥한 정부·여당의 총공세는 어제(26일)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친박근혜계 실세인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서, "북한의 세습정권과 통합진보당 RO, 정의구현사제단은 공통점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들이 주한미군 철수부터 박근혜 대통령 사퇴요구까지 똑같은 목표를 갖고 똑같은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네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이디 'archezoa' 님이 단 첫 번째 댓글입니다. 베스트댓글로 선정될 만큼 호응을 얻었네요.

'사제단보다는 새누리와 박근혜가 북한세습정권과 천배, 만 배는 더 닮았다.'

닮은 점이 있을까요? 곧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비슷한 발언을 한 사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 추도식에서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아버지 대통령 각하'라고 부른 것을 두고, 이튿날 김한길 대표는 "극존 찬양 호칭은 우리를 섬뜩하게 만든다, 부자 세습 정권의 '어버이 수령'이라는 신격화 호칭과 닮아 있다"고 일갈했었죠.

박근혜-북한정권 닮은 꼴? 정부 비판 억압과 불관용 우려 탓

지난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96회 탄신제 숭모제례'에 참석했던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대형 동상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지난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96회 탄신제 숭모제례'에 참석했던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대형 동상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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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zoa' 님이 '박근혜 정부=북한세습정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 모두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데 많든 적든 최고 권력자였던 아버지의 후광 덕을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공원에 있는 거대한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어떨까요? 이 동상은 2011년 11월 처음 공개됐습니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처음 제안했고,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당초 동상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고 오른손을 어깨보다 약간 높게 들고 응시하는 자세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습니다. 이는 북한 평양 만수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동상과 유사했죠. 이후 동상은 박 전 대통령이 국가 비전을 제시한 연설문 두루마리를 쥔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또한 동상은 좌대를 포함해 10.7m 크기로 만들려고 했지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5m 크기로 축소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전 주석 생일인 태양절에 동상 앞에서 참배하는 모습과 박 전 대통령 탄신제 때 동상을 우러러보는 참배객들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남유진 구미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두고 '반인반신'이라고 신격화한 것은 김일성 전 주석 신격화와 닮아 있다는 것이죠(관련기사 : "박정희 대통령은 '반인반신'... 하늘이 열린 천운").

박근혜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분단을 권력 기반으로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서로 상대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이를 내부 정치에 활용하는 모습이 닮은꼴이라는 뜻입니다. 최근 북한 군부는 연평도 포격 사건 3주기를 맞아 "청와대를 비롯한 괴뢰들의 모든 본거지가 타격대상에 속하게 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하는 등 남북대결국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최근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을 빌미 삼아 종북 몰이에 나섰습니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단호하게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대정부질문에서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며 박 신부에게 종북 딱지를 붙였죠.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26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본격적 종북몰이를 국민들은 관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김정은 정권이 닮았는지는 여러분들이 판단할 일입니다. 다만, 정부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를 탄압하는 전체주의 북한 정권처럼, 박근혜 정부도 정부 비판을 억압하고 불관용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드골 대통령과 당대 최고 지성인이었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일화는 박근혜 정부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1950년대 알제리 독립운동을 지지했습니다. 알제리 독립자금 전달책 역할도 맡았죠. 정부 불복종 운동을 주도한 것도 사르트르였고요. 프랑스 정부와 드골 지지자 입장에서 그는 반역자였던 셈입니다. 드골의 참모들은 사르트르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드골은 단 한마디로 참모들의 주장을 물리쳤습니다.

"그냥 놔두게. 그도 프랑스야."


태그:#박근혜 정부와 북한세습정권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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