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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으로부터 '4인협의체' 구성 제안을 받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생각에 잠긴 황우여 대표 민주당으로부터 '4인협의체' 구성 제안을 받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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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비둘기파'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궁지'에 몰렸다. 27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민주당의 국가기관 대선개입 관련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논의하는 '여야 4인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황 대표의 '협상론'은 전날(26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박' 강경파들에 의해 일축된 바 있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서청원(7선)·정몽준(7선)·이인제(6선)·남경필(5선)·김무성(4선)·이병석(4선) 등 당내 중진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야당 중진·원로들을 만나며 광폭행보를 하고 있는 서 의원이나 여야 중진의원 조찬회동을 했던 남경필·이병석 의원 등이 이날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러나 서 의원은 이날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당이 어려운 때인 만큼 여러 목소리 나오게 하지 말고 지도부를 믿고 힘을 몰아줘야 한다. 그러면 길이 열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전·현직 의원들이 지난 22일 오찬에서 자신에게 제안했던 '특검 수용' 요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오히려 서 의원은 "우리가 야당에 대해 '지금까지 대선을 갖고 야단을 떠는 게 불복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 정상화가 안 되는 것은 야당의 리더십 부족과 불통 때문이라는 것을 야당에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강경파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서청원 "지도부 믿고 힘 몰아줘야"... 이인제 "원칙 고수하는 것 옳다"

앞서 황 대표는 "최근 중진의원님들께서 다각적으로 양당 대화를 이끌어내시고 활로를 열어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며 '협상론'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제 양당 대표부도 한걸음씩 양보하며 협상 중이기에 좋은 결실을 맺어서 '양당의 준예산 사태를 막아보자'는 모든 의원님들의 의지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독교인모임 조찬기도회에서도 "여야 대치가 심한데 압박하고 강제로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면서 "이번 주말이 고비다, 이번 주말까지 모든 것이 원만하게 타결이 돼 예산을 회기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을 거론하며 강경한 대야(對野) 입장을 재차 밝혔다. 오는 2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직권상정되면 향후 예산심사 과정에서 '파행'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강공을 택한 것이다.

그는 "여러 가지 정치권에 정치 현안이 있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여야 간의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면서 민생과 직결되고 있는 예산, 법안은 분리해서 처리를 함으로써 우리 국회가 민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책임을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특검 불가 뜻을 재천명한 것이다.

민주당으로부터 '4인협의체' 구성 제안을 받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서청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얘기 나누는 황우여-서청원 민주당으로부터 '4인협의체' 구성 제안을 받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서청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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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내대표는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최고사정기관인 감사원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은 정기국회 일정 합의 당시 11월 15일, 전년도 예산결산안과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해놓고도 벌써 열흘 넘게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인사문제에 대해 정당한 이유없이 국회가 제때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다. 내일 본회의가 잡혀있는만큼 국회의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6선의 이인제 의원도 이에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그는 "일부에서는 지금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야당 요구가 무리하지만 이것을 들어주는 방안도 고려,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요구를) 들어준다고 해서 막힌 정국이 풀리겠는가"라며 "그런 낙관론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야당은 특검 요구를 들어준다고 하면 정쟁을 더 격화시키면 격화시킬 것"라고 당 일각의 '협상론'을 일축했다.

또 "어렵더라도 원칙은 지켜나가면서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는 국민적 여론을 환기시키면서 별도로 어떻게 해서든지 다른 방법으로 야당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정도"라고 강조했다.

"여야 4인 협의체는 정말 마지막 수단... 그마저 안 되면 방법 없다"

이처럼 '협상론'이 일축된 까닭은 당내에 특검 불가 기류가 워낙 강고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참석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여권 내에서는 검찰이 나름 세게 하는 것 같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검찰이 물타기 하고 흐지부지하면 내부에서도 (특검) 얘기 나올텐데 지금 같아서는 야당이 요구했다고 (특검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참석자는 또 "민주당의 '여야 4인 협의체' 제안은 그야말로 마지막 방법"이라며 "국가보안법 개정 논란 당시 막판에 가서 '4인 협의체' 통해 타협안을 내지 않았나. 마지막 방법이 안 되면 더 이상 갈 데가 없으니 그 전에 더 노력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우택 최고위원이 이날 제안한 '여야 6인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일부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양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하는 기구 설치를 통해 국회를 정상화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원론적 수준의 반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4인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상임위 무력화'라며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몇 명이 긍정적으로 말했지만 기구를 구성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태그:#황우여, #서청원, #최경환, #특검, #국가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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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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