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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다리가 27일 복원공사 개통식을 열고 전국 유일의 일엽식 도개(한쪽만 상판이 들어 올려지는) 교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매일 한 차례, 정오부터 15분간 영도다리를 들어올릴 예정이다. 도개 부분이 들어 올려지면 다리 밑으로 선박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영도다리의 차량통행은 매일 15분 간 통제된다.
 부산 영도다리가 27일 복원공사 개통식을 열고 전국 유일의 일엽식 도개(한쪽만 상판이 들어 올려지는) 교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매일 한 차례, 정오부터 15분간 영도다리를 들어올릴 예정이다. 도개 부분이 들어 올려지면 다리 밑으로 선박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영도다리의 차량통행은 매일 15분 간 통제된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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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다리가 다시 상판을 들었다. 1966년 9월 마지막 도개(큰 선박의 항행을 돕기 위해 상판 들어올림)를 끝으로 고정식 다리로 바뀐 지 47년만이다. 27일 오후 중구 남포동 자갈치 일대에서 열린 '영도대교 개통식'에는 수천여명의 시민이 모여 돌아온 영도다리를 반겼다.

오후 2시 35분 도개식 행사를 시작하자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6차선 다리의 상판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다리의 상판은 불과 2분 만에 75도 각도로 세워졌다. 때를 기다렸던 선박이 상판이 들린 교각 사이를 오갔고 소방정이 물대포를 하늘로 뿜었다. 시민들의 환호성과 박수갈채도 이어졌다.

상판은 15분을 서있다 서서히 내려왔다. 도개로 잠시 끊겼다 다시 연결이 된 부산 중구와 영도구에서는 각각 최고령 노인과 어린이들이 함께 다리에 첫발을 내딛으며 만나는 행사도 열렸다. 이후로도 가수들의 축하공연과 축제가 쉼 없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감회에 젖었다. 행사에 참석한 박대호(73)씨는 "살아생전 영도다리가 다시 들리는 모습을 보게 될지 몰랐다"며 "영도다리가 다시 부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개통식을 시작으로 영도다리는 매일 낮 12시부터 12시 15분까지 한차례씩 상판을 들어올린다. 배의 수월한 통행을 돕기 위한 기능보다는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 측면이 더 크다.

부산시 관계자는 "1966년 이후 도개기능을 보지 못한 새로운 세대의 희망과 꿈의 장소이자 부산지역의 부족한 관광인프라 구축 및 지역 문화상품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의 눈물을 간직한 영도다리의 역사

1966년 다리가 고정되기 전까지 영도대교는 하루 6번씩 들리는 다리 상판 밑으로 배가 지나갈 수 있는 도개교였다. 사진은 영도대교가 마지막으로 다리를 들어올렸던 1966년 9월의 모습이다.
 1966년 다리가 고정되기 전까지 영도대교는 하루 6번씩 들리는 다리 상판 밑으로 배가 지나갈 수 있는 도개교였다. 사진은 영도대교가 마지막으로 다리를 들어올렸던 1966년 9월의 모습이다.
ⓒ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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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이러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영도다리가 가진 역사성 때문이다. 영도다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사 아픔의 현장을 서민들과 함께 보낸 애환의 다리이자 부산의 상징이었다.

애초 일제가 한반도 자원의 수탈을 위한 목적으로 건설한 영도다리는 1934년 개통되기 까지 수많은 한국인이 공사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다리 상판이 번쩍 들리는 희귀한 구경거리만큼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는 "부산 가서 영도다리에서 만나자"는 막연한 약속을 기억하며 모여든 피난민들로 영도다리 주변은 언제나 인산인해였다.

피난민의 향수를 달랜 노래 <굳세아라 금순아>의 배경으로도 영도다리가 등장한다. 하지만 도시가 커지면서 도개 기능은 점차 축소되어 갔다. 개통 당시 7차례까지 들어 올려졌던 상판의 도개 횟수가 2차례로 줄었고 1966년 상수도관 연결과 교통량 증가 등의 이유로 9월 1일부터 고정식다리로 바뀌었다.

매력이 없어진 낡고 오래된 다리를 놓고 부산시는 고민에 빠졌다. 급기야 2003년에는 재난 위험 등급판정까지 받으며 영도다리는 해체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그러자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결국 다리는 철거 대신 해체 후 복원 결정이 내려졌다. 2010년부터 시작한 공사 끝에 영도다리는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어진 동양 최대 규모의 일엽식(한쪽만 들림) 도개 교량으로 탈바꿈했다.

교통체증·전시관 유치경쟁은 풀어야 할 과제

부산 영도다리가 27일 복원공사 개통식을 열고 전국 유일의 일엽식 도개(한쪽만 상판이 들어 올려지는) 교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매일 한 차례, 정오부터 15분간 영도다리를 들어올릴 예정이다. 도개 부분이 들어 올려지면 다리 밑으로 선박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영도다리의 차량통행은 매일 15분 간 통제된다.
 부산 영도다리가 27일 복원공사 개통식을 열고 전국 유일의 일엽식 도개(한쪽만 상판이 들어 올려지는) 교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시는 매일 한 차례, 정오부터 15분간 영도다리를 들어올릴 예정이다. 도개 부분이 들어 올려지면 다리 밑으로 선박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영도다리의 차량통행은 매일 15분 간 통제된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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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리의 도개 기능이 부활하면서 발생할 부작용도 존재한다. 우선 자치구간의 영도다리 전시관 유치 경쟁이 풀어야 할 과제다. 도개장면과 영도다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짓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에 영도구와 중구가 전시관 유치의사를 밝히고 나선 상태. 이들 자치구는 영도다리 전시관 유치로 관광객을 끌어모 으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일단 부산시는 올해 안에 입지를 확정하고 내년에 설계를 마무리한 뒤 2016년에는 전시관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영도다리를 차지하라" 부산 자치구들 신경전'>

동시에 극심한 교통체증 유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일 정오부터 15분간 펼쳐지는 도개 시간 동안 다리는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한다. 부산시는 차량통제에 대비해 17개 버스 노선을 우회하거나 배차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차량 혼잡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버스 뿐 아니라 일반 차량도 남항대교 등으로 우회시킨다는 생각이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 교통 번잡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부산시 교통국 직원과 경찰 등이 집중 배치됐지만 주변은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부산시 측은 "매일 도개행사로 인한 교통정체 현상 및 시민들의 교통 불편사항 등을 일정기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을 한 후 필요할 경우 부산대교로 우회하는 노선을 추가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태그:#영도다리, #도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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