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부터 각 대학교 교내에 흡연구역이 지정되었다. 재떨이를 각 건물 입구에 배치하고 그 근방 3미터내에서만 흡연을 하도록 한 것. 비흡연자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일부 흡연자들은 흡연구역 지정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A(24)씨는 "요즘 들어 흡연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흡연구역을 지정해줌으로써 흡연을 하는데 있어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흡연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흡연자들은 '나 하나 쯤이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교내를 돌아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아무런 망설임없이 담배를 꺼내 피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그 중에는 외국인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인이다.
인하대학교 기계과에 재학 중인 B(26)씨에게 왜 보행 중 흡연을 하는가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연강이 있을 때 다른 건물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면 바쁘게 움직여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데 흡연구역을 찾아가 피고 갈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에 대해 아무생각없이 습관적으로 길거리에서 흡연을 한다고 답변했다.
반대로 비흡연자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C(26)씨는 "담배냄새를 맡으면 현기증이 나고 속이 메스꺼운데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면 무방비 상태로 담배연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된다.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워낙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잠자코 있게 된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흡연자들이 비흡연자에 대한 배려심의 부족과 간접 흡연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흡연자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는 데에는 흡연자들의 이러한 사고들이 한몫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흡연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정당한 흡연'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