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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왕암공원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오른쪽 소나무 사이로 신라 문무대왕(문무대왕비) 수중릉으로 알려진 대왕암이 보인다. 하지만 경관 좋은 연수원을 2km 가량 떨어져 있고 지난해까지 울산지역 화장장터 부근으로 옮겨가는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대왕암공원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 오른쪽 소나무 사이로 신라 문무대왕(문무대왕비) 수중릉으로 알려진 대왕암이 보인다. 하지만 경관 좋은 연수원을 2km 가량 떨어져 있고 지난해까지 울산지역 화장장터 부근으로 옮겨가는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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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왕들이 즐겨 찾았다는 울산 동구 대왕암 옆에 자리잡은 울산교육연수원을 옛 화장장터 인근 부지로 이전 하는 문제가 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이전 예정 부지에 울산시의 공공부지외에 개인의 사유지가 포함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관련기사: '관광단지 만들려고'...교육연수원을 화장장 터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MJ(정몽준)계 동구청장이 연수원 자리에 정주영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다 교육계의 반대로 이전이 무산됐고, 이후 울산시교육청은 연수원 이전을 동구청과 협의해 오다가 지난해 12월 31일 새 교육감이 동구 화장장 인근으로 이전하기로 동구청과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9월 6일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해당 부지 이전을 부결시켰고, 이에 대해 교육감은 다시 지난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화장장 인근 이전 재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전 화장장 인근부지에 사유지가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울산교육연수원 화장장 인근으로 이전에 교사들 반대

울산시교육청이 연수원 이전을 추진하는 동구 화정동 산 172-1번지는 지난해까지 울산시민의 유일한 장사시설인 화장장과 그 인근 부지로, 지금까지 울산시유지로 알려져 왔다.

울산 동구청 담당부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수원 이전 예정지인 동구 화정동 172-1번지는 시유지와 인근 사찰부지 외에 개인 몇 명의 사유지가 포함됐다"며 "하지만 아직 연수원 이전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누구의 땅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지 보상비만 100억 원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이 교사들의 반대에도 강행될 경우 사유지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김종훈 동구청장과 장만복 동구의장, 김복만 울산시 교육감을 비롯해 울산시, 시교육청 등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약식에서는  ▲ 교육청은 연수원 이전 보상금 113억 원 연내 수령 ▲ 연수원 이전 검토 중인 화정동 산 172-1번지 일원 등에 양 기관 간 이전부지 배치 조율 후 부지가 확정된 경우 동구청은 연수원 도시계획시설 결정 ▲ 기타 연수원 이전 등에 필요한 제반사항에 대해 양 기관의 적극 협력 등을 협약한 바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연수원 이전을 추진하는 동구 화정동 산 172-1번지(빨간선) 당초 사진에 보이는 왼쪽 화장장부지로 이전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화장장부지는 제외됐다
 울산시교육청이 연수원 이전을 추진하는 동구 화정동 산 172-1번지(빨간선) 당초 사진에 보이는 왼쪽 화장장부지로 이전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화장장부지는 제외됐다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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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정찬모 교육위원장과 이선철 교육의원 등 전교조 출신 등 3명이 화장장 인근 이전 반대를, 나머지 3명의 교육의원은 찬성해 9월 6일 표결에서 3대 3 동수로 무산된 바 있다.

정찬모 교육위원장 등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사들이 화장장 옆 터를 연수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압도적으로 반대한다"며 이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교원 1만553명 중 9460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연수원 부지로 중구 동중·동여중 자리가 67.1%로 가장 많았고 시교육청이 제시한 동구 화정동 산172-1(옛 화장장터)는 12.3%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구 출신 시의원과 동구지역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은 부결된 다음날인 9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연수원 이전계획에 대한 시의회 교육위원회의 반대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도 지난 11월 29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현재 건설중인 울산대교가 개통되면 교통여건이 변화해 가장 문제로 지적된 접근성은 해결될 수 있다"며 울산교육연수원의 화장장 터 인근 이전 재추진 뜻을 밝힌 바 있다.

전교조는 물론 퇴직 원로 교육계 등 교육계는 화장장 인근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곽용 전 울산강북교육청 평생체육과장은 "수십 년간 줄다리기 해온 연수원 이전지가 고작 화장장 터 바로 옆이냐"며 "고인인 기증자가 후학 양성을 위해 교육적 용도로 땅을 기증했는데 경관이 수려한 현 연수원을 이전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연수원 터가 화장장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구, 중구, 북구 등 울산의 여러 곳에 좋은 터가 많은데 굳이 수십 년간 화장장을 해 온 바로 옆으로 연수원을 옮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은 백년지계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연수를 받는 곳은 현재 문무대왕의 정기가 깃든 대왕암 터에 버금가는 곳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논란
울산교육연수원은 지역 독지가인 고 이종산 선생이 1947년 학교 부지와 당시 현금 200만 원를 기부해 세운 수산중학교가 전신으로, 이후 울산교육청에 기부해 현재 지역 교사들의 연수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연수원은 '울산12경' 가운데 한 곳인 대왕암공원 내의 가장 핵심적인 위치해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대왕암공원은 신라시대 왕들의 휴양지(어풍대)로, 삼국통일을 이룩했던 신라 30대 문무왕(문무왕비)이 죽은 후 호국대룡이 되겠다고 유언해 수장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오는 곳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MJ(정몽준)계 동구청장이 이곳에 정주영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다 교육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2010년 당선된 김복만 교육감은 연수원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동안 연수원 이전을 동구청과 협의해왔다. 하지만 이전비용과 부지문제로 연수원 이전은 난항을 겪어왔지난 2012년 12월 31일 동구에 있는 화장장인근으로 이전 합기로 협약했다.

하지만 전교조 출신 교육의원들이 교사들의 압도적인 반대 설문조사 등을 근거로 시의회 의결을 반대해 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태그:#울산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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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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