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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4일 00UTC 제30호 태풍 하이옌(HAIYAN)발생, 괌 동쪽 1150km해상(6.0N, 152.1E)에서 제65호 열대저압부가 발달하여 발생했다. 하이옌은 중심기압 1000hPa, 최대풍속 18m/s, 강풍반경 150km의 약 소형 태풍으로 현재 22km/h의 속도로 서진 중…하이옌은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바다제비'를 의미하며, 6일 오전 9시쯤 강한 소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1월 8일 필리핀에 강풍과 해일로 많은 인명 피해를 준 슈퍼 태풍 하이옌의 시작을 알리는 태풍정보다.

 필리핀 상륙 직전의 슈퍼태풍 ‘하이옌’ 구름영상 (2013.11.8 오전 5시 15분) <출처 = 기상청>
필리핀 상륙 직전의 슈퍼태풍 ‘하이옌’ 구름영상 (2013.11.8 오전 5시 15분) <출처 = 기상청> ⓒ 기상청

하이옌은 발생 이후 30℃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계속 서진(西進), 강하게 발달하면서 나흘째 중심기압이 890hPa까지 떨어지는 태풍의 일생 중 최성기(最盛期)를 맞았다. 이후 강력한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동사마르 주에 상륙 후 필리핀 중부지역을 통과, 남중국해상으로 진출했다.

하이옌이 육지에 상륙할 당시 순간최대풍속은 379km/h로 비공식적이지만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 중 최대풍속의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69년 허리케인 카밀레의 시속 305km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한편 필리핀 국가재해위기관리위원회는 태풍 하이옌 여파로 7200여명이 사망 실종, 2만 600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북서태평양상에서 태풍시즌은 7월부터 9월 사이로 연중 태풍의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겨울 태풍은 만들어지기는 어려워도 여름보다 더 큰 위력을 몰고 오기도 한다. 1997년 12월에는 때늦은 태풍 '파카(PAKA)'가 괌을 강타했다. 당시 최고시속 380km로 세계 풍속기록을 경신하면서 피해규모만도 2억 달러에 달했다.(1997년 28호 태풍 12.7~12.23)

태풍 파카(PAKA)는 당초 12월 7일 중부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이 날짜변경선을 넘어 북서태평양으로 이동해온 것으로 관례에 따라 허리케인의 이름인 '파카'를 그대로 태풍 명으로 사용했다. 이 같은 태풍들은 장시간 고수온의 바다를 지나면서 강도가 매우 강하고 수명도 일반 태풍보다 긴 것이 특징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은 없다.

 태풍 파카(PAKA)의 이동 진로 (05C 점선)
태풍 파카(PAKA)의 이동 진로 (05C 점선) ⓒ 김철수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 함정에서의 갈등을 다룬 영화 <케인호의 반란: 1954년 미국>, 이 영화에서도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겨울태풍이다. 실제로 1944년 12월 필리핀 해상에서 루손 섬 공략을 앞두고 있던 할시(Halsey) 제독의 미 함대는 겨울태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12월 17일, 할시 제독 휘하의 7개 함대는 필리핀 루손 섬 동쪽 해상에서 작전 중이었다. 곧 태풍이 몰려올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할시 제독은 모든 함선을 먼 바다로 피항(避航)하도록 명령을 했다. 그러나 태풍의 진로 예측이 빗나가면서 오히려 함대는 태풍의 중심 쪽으로 향하게 된다. 12월 18일, 강력한 겨울태풍의 한 가운데 위치한 함대는 인명피해가 790여명에 달하는 등 전력손실이 엄청났다.

구축함 3척이 침몰되고 21척이 대파됐다. 또 항공모함의 함재기 중 최소 150기(機)를 상실했고 순양함급 이상 함정들도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일본군과 일전(一戰)을 앞둔 미 해군 함대의 이 같은 피해는 미 국방성 수뇌부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그 후 태풍 관측의 중요성이 재인식 되면서 이듬해인 1945년부터 항공기를 이용한 본격적인 태풍 관측이 시작됐다.

 당시 태풍피해로 기울어진 항모 비행갑판 <사진 출처=위키백과>
당시 태풍피해로 기울어진 항모 비행갑판 <사진 출처=위키백과> ⓒ 위키백과

올해 발생한 31개의 태풍 중 특히 가을철(9~11월)에만 16개의 태풍이 만들어졌는데, 제24호 태풍 다나스(DANAS)가 15년 만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10월 태풍으로 기록됐다. 기상청 태풍감시정보에 따르면 당분간은 태풍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현재 북서태평양상에서 저기압 발생이 지속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모의(模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0년간(1981~2010년) 북태평양 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연평균 25.6개, 이중 12월중에 만 1.2개가 만들어져 해마다 1개 정도의 겨울태풍이 발생했다. 2013년 12월도 태풍발생 가능성은 있다.

■ 참고 : 1944년 12월, 미 함대에 피해를 준 태풍은 타이푼 코브라(Typhoon Cobra)나 할시스 타이푼(Halsey's Typhoo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1944 12.14~19 최대풍속 230km/h. 최저기압 907hPa)

덧붙이는 글 | 김철수씨(sirocco@kbs.co.kr)는 KBS 기상전문PD 출신으로 현재 기상예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온케이웨더에 날씨 관련 칼럼을 정기 기고하고 있습니다.



#태풍#하이옌#필리핀#자연재해#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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