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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23), 이현정(23), 박유하(25), 김소담(22)씨가 버스에 오르기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0일 서울에서만 600여 명의 사람들이 밀양행 희망버스에 올랐다. 전국 26곳에서 2천여명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이현석(23), 이현정(23), 박유하(25), 김소담(22)씨가 버스에 오르기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0일 서울에서만 600여 명의 사람들이 밀양행 희망버스에 올랐다. 전국 26곳에서 2천여명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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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9시, 서울광장 앞 도로는 한산했다. 하지만 대한문 앞에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몸을 녹였다. 등산용 가방을 메거나 침낭을 든 채였다. 또 일부 사람들은 '공사 고마해라', '공사 말고 농사'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쪽에서는 줄을 서서 버스 번호를 확인했다. 이들은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으로 떠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다.

'청년연대'라는 깃대를 만들어 가방에 꽂은 이현석(23), 이현정(23), 박유하(25), 김소담(22)씨도 탑승을 기다렸다. 그들에겐 이날이 두 번째 밀양행이다. 지난 7월에도 밀양을 방문해 밀양 주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지켜봤었다. 한국전력이 지난 10월부터 경남 밀양 단장·산외·상동·부북면 등 4개면에 76만 5천볼트의 52기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고향집이 고리 원자력 발전소 인근이라고 밝힌 이현정씨는 "밀양 송전탑 본질은 핵 에너지 문제"라며 "송전탑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핵 에너지, 탈핵을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유하씨는 "밀양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밀양에 내려가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 교통통제 예고해 희망버스와 충돌 우려

3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으로 가는 희망버스를 타기 위해 600여 명의 사람들이 집결했다.
 3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으로 가는 희망버스를 타기 위해 600여 명의 사람들이 집결했다.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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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날 서울 대한문 앞에서만 15대 600여 명의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으며 전국 26곳에서 50여대 버스에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밀양에 집결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3시경 송전탑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오후 7시 밀양역 광장에서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또 인근 11개 마을로 흩어져 마을회관, 농성장 등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기획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따뜻한 밀양의 할매, 할배 아니 멋진 우리 언니, 오빠를 만나러 드디어 밀양 희망버스가 출발했다"며 "대안 교육을 꿈꾸는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가족, 작은 소모임들이 결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 한전의 폭력 속에 76만5천볼트 송전탑에 갇힌 주민들에게 희망을 나누고, 희망을 채우고 올 것"이라며 "비폭력과 비타협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버스 출발에 앞서 만난 참가자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이 곧 자신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녹생당원이라고 밝힌 신지예(24)씨는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 사람들의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며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7년 넘게 싸워온 이들에게 따뜻한 연대를 전하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고 말했다.

김은경(34·서울 마포)씨도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느라 원전과 송전탑이 있는 지역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밀양의 송전탑은 더 이상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전기를 쓰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공사가 벌어지는 현장 입구를 교통 통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기획단은 경찰의 조치가 '집회 봉쇄'라며 반발하고 있어,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태그:#밀양 송전탑,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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