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 30일 오후 10시 25분]"우리는 한 배 탔다... 끝까지 함께 가자"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 우리 모두가 희망이다."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 2000여 명이 30일 저녁 밀양역 앞에서 외쳤다.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이 마련한 문화제가 고동민(쌍용자동차 해고자)씨의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하루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복직대기자 김아무개(53)씨와 지난해 1월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자살한 고 이치우(당시 74)씨를 추모하며 묵념부터 했다. 이어 다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보상은 필요 없다. 765kV 백지화하라", "한전은 물러가라", "경찰들은 꺼져라"고 외쳤다. 이날 문화제에는 장하나 국회의원과 권영길 전 국회의원, 문규현 신부,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하자작업장학교 학생들이 연단에 올라 공연하고,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할아버지들의 투쟁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이어 밀양 할머니 20여 명이 무대에 올라 대중가요 <흙에 살리라>에 이어 <황진이>를 개사한 '765kV 송전탑 백지송'을 불러 박수를 받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먼저 발언했다. 백 소장은 "밀양 송전탑을 없애는 싸움은 여러분의 숫자, 열기, 결단이 결론을 낼 것이다"며 "자유당정권, 박정희정권에 이어 전두환정권 때도 싸웠는데, 독재자의 말로를 내 눈으로 확인한 결과 까불면 죽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소장은 "박근혜정부가 이 숫자를 보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송전탑 공사 강행은 밀양 주민뿐만 아니라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밖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당장 송전탑 공사를 그만 두라고 명령을 내려야 하고, 송전탑 공사 중단은 이 땅 민중들의 염원이다"라고 말했다.
할머니 합창단과 함께 연단에 오른 손희경(79, 평밭마을) 할머니는 "마을에 있는 움막농성장을 지키다 왔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시민들은 다 걱정이 되어서 왔고, 우리는 한 배를 탔다. 배는 목적지가 있다. 목적지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탑은 죽어도 막을 것이다. 한전과 경찰은 잠자고 밥 먹는 것만 빼고 다 거짓말이다. 한전과 경찰 말 듣지 말고 끝까지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12월 1일 오전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마무리 집회 예정
전국 곳곳에서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연단에 올라 발언했다. 기륭전자 유홍희 분회장은 "더 큰 투쟁을 함께 만들어 나가면 우리가 희망이다"라고, 여민 학습지노조 재능지부장은 "얼마 전 밀양 할머니들이 저희들 농성장에 오셔서 큰 힘이 되었는데, 우리도 함께 밀양 송전탑 반대를 위해 싸우겠다"고, 김성욱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은 "철탑 고공농성할 때 밀양 할머니들이 오셔서 희망을 안겨주었는데 보답하기 위해 왔고,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씨는 "용산 주민들은 하루 아침에 살인학살을 당해도 싸우고 있는데, 이 싸움이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강동균 제주 강정마을 주민대표는 "이 땅 주인은 권력, 가진 자, 자본가들이 아니라 여러분의 것이고, 어린이와 서민, 노동자, 농민이 주인으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률 강원도골프장반대대책위 대표는 "홍천에서 골프장을 짓는 업체가 밀양에서 송전탑 공사를 하고 있는데 골프장이나 송전탑이나 같고, 우리는 골프장을 짓지 않을 때까지 싸운다"고, 345kV 송전탑 공사 반대 투쟁하는 경북 청도 각북면 삼평리 주민 이은주씨는 "청도 2개 면에 송전탑 40기 중에 39기를 세웠고 나머지 1기를 세우지 못하도록 하며 싸우고 있는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 김준한 신부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밀양에 와서 먼저 들른 데가 송전탑 공사 현장이었다. 두 곳의 송전탑 공사 현장까지는 올라갔고, 한 곳은 공사장 입구까지 갔던 것"이라며 "밀양에 오면 송전탑 공사 현장부터 보아야 하고, 그래야 송전탑이 왜 문제인지를 알 수 있다. 밀양 송전탑 현장에 함께 결합해야 한다. 오늘 함께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2시간가량 문화제를 연 뒤 해산했다. 이들은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마을로 흩어져 마을회관과 민박집 등에서 묵은 뒤, 12월 1일 오전 11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 예정이다.
[4신 : 30일 오후 8시 15분]희망버스 참가자 "농성장 가겠다"... 동화마을 산비탈에서 경찰과 충돌
밀양시 단장면 동화마을에서는 송전탑 건설 공사 현장 근처까지 진출한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 사이의 충돌이 저녁까지 이어졌다. 오후 3시 동화마을에 도착한 300여 명의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96번 송전탑 건설 현장이 위치한 산 정상부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공사 현장이 있는 산 정상부로 올라가기 전 산 아래에 있는 농성 움막을 찾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마을 주민들은 연신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희망버스 참가자들도 박수를 치며 주민들을 응원했다. 주민들과의 짧은 만남에 이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공사 현장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경찰은 산길 입구에서부터 병력을 배치해 이들의 진출을 저지했다.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지만 산길 입구에는 경찰 병력이 집중되지 않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손쉽게 뚫었다. 경찰도 자신들을 지나쳐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충돌은 20여 분 산길을 올라 도착한 96번 송전탑 건설 공사 현장 부근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공사 현장 인근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보겠다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요청을 경찰이 거부하면서 긴장은 높아졌다.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려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진압 경찰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연행자 석방 후 희망버스 참가자들도 밀양역 광장으로 이동
가파른 산길에서 벌어진 양측의 충돌로 곳곳에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사방에서 비탈길에 밀려 넘어진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신음이 들렸다. 경찰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찰 지휘관이 남자 경찰과 희망버스 참가자들 사이에 여자 경찰들을 세워놓으면서 사이에 낀 여경들도 비명을 질렀다. 이후 참가자들이 "비겁하게 여경을 앞에 세우지 말라"고 계속 항의하자 지휘관은 여경들을 저지선 뒤로 물렸다.
여경들이 뒤로 간 이후에도 충돌은 계속됐다. 팔짱을 낀 경찰을 떼어놓으려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대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찰이 발길질을 하며 참가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도 헬멧과 방패 등의 진압 장비를 빼앗기는 피해를 입었다. 희망버스 참가자와 경찰이 산비탈로 함께 굴러 떨어지면서 경찰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들것에 실려 후송됐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양측의 감정싸움은 격화되어 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공사현장으로 가려는 것이 아니다, 주민 농성장으로 가는 것이며 그곳은 한전 땅이 아닌 사유지이기 때문에 경찰이 막을 명분이 없다"고 수차례 말을 걸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했다.
여기에 연행자마저 발생하면서 참가자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를 연호하며 산을 내려가지 않았다. 충돌은 해가 진 뒤에도 이어졌고 가파른 산비탈에서 벌어지는 충돌에 더 큰 피해 가능성이 커져갔다. 결국 경찰이 오후 6시를 넘겨 4명의 연행자를 풀어주면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공사 현장을 벗어났다. 오후 7시께 마을로 내려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각자 차를 나눠타고 밀양역 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석했다.
[3신 : 30일 오후 6시 40분]"우리는 탈핵도 종북도 모르고, 마을 가까이 송전탑이 지나가선 안 된다는 것"
"우리의 삶, 자유, 도리, 인륜, 정의, 예술을 죽이는 박근혜정권을 땅에 묻으려고 왔다. 이곳에서 여러분이 송전탑을 없애기 위해 삽을 들면 저도 삽을 들고, 낫을 들면 저도 낫을 들겠다. 우리 싸움은 인륜, 자유, 정의를 위한 것이다. 하루 이틀 해서 안 되고, 우리 모두 무수히 다 함께 할 때 그것들은 이루어진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밀양에서 외쳤다. '밀양 희망버스'에 참여한 백 소장은 30일 오후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 송전탑 공사 현장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 속에, 마이크를 잡고 발언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시민들이 달려온 것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과 상동면 도곡마을 철탑 공사 현장까지 올라갔다가 1시간 정도 머무르며 경찰과 대치하다 내려왔다. 여수마을로 온 참가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다 돌아섰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이곳은 122번과 123번 철탑이 지나는 마을이고, 사람이 사는 마을과 가까이에 있는데, 장비를 옮겨 나르기 쉽게 하려고 길이 난 곳에 철탑을 세운다"며 "경찰이 도로를 막고 있는 것은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백영민(61, 여수마을)씨는 "이곳은 경남과 경북의 도계로, 송전탑은 경북 쪽은 지나가지도 않는다"며 "우리 농민들은 '탈핵'도 '종북'도 모르고, 오직 마을 가까이 송전탑이 지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와 싸우고 있는데, 이렇게 찾아오니 너무 고맙고 환영한다"며 "140m 높이의 철탑이 우리 집에서 300m 거리에 세워지는데, 전자파 피해 등을 생각하면 어떻게 철탑을 세우도록 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다 모여서 발언을 계속하자, 경찰은 선무방송을 통해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경찰 현장 책임자는 "정당한 송전탑 공사를 하는데, 우리는 정당한 업무수행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 방해와 불법행위가 많아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집행(통행제한)하는 것으로, 위험 발생과 범죄가 우려되어 안전을 위해 하는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오후 7시경 밀양역 광장에서 문화제 개최 예정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배종열 상임대표는 "여기 주인은 여수마을 사람들이고, 이 땅의 생명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왔다"며 "눈물 나는 분노로, 박근혜 '못된' 정부를 타도해야 하고, 못된 것들은 쓰러버려야 한다. 우리가 힘을 모아 생명의 땅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이재묵(76) 여수마을 노인회장은 누런 서류봉투 겉면에 호소문을 써와 읽었다. 이 회장은 "하루는 농성하다 집에 가니 경찰이 많은 것을 보고 하도 억울해서 호소문을 써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산림조합 직원한테 당하고, 밀주를 만들었다고 세무서에 당하고 해도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다"며 "말로써 표현을 못할 정도이고, 이게 민주주의인지, 대한민국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송전탑은 개인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몰수해간다"며 "우리는 세금 체납도 하지 않고 솔직하게 살아왔다"며 "지금은 물도 파는 시대인 것처럼, 공기를 파는 때가 올 것이다. 여기 공기가 좋다고 들어와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땅 한 평에 30~40만 원 했는데 송전탑이 들어온다고 하니 10만 원도 안 되고, 금융기관조차 근저당 설정이 안 된다고 한다"며 "수억 원씩 피해를 보는데, 가구당 평균 400만 원 보상을 해준다고 한다. 아이를 과자 값도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말 민주주의 맞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게 맞나. 대한민국이 언제 공산주의, 독재시대로 바뀌었나"며 "경찰은 한전을 보호하고 주민들은 꼼짝도 못하게 한다. 역지사지 입장이 되어봐야 한다. 송전탑이 가까이 지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있겠느냐. 한전 사장과 경찰서장, 엄용수 밀양시장의 집 앞에 송전탑을 세워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은 "부끄러운 직업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공사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금 국회에서는 송전탑 공사의 원인이 되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그 국민투표와 함께 대통령 보궐선거까지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선 밀양시의원은 "밀양 주민들이 오늘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막막했고, 심지어 강물에 몸을 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이 올 것이라 참았다. 송전탑을 뽑아 엿 바꿔 먹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여수마을회관을 거쳐, 이날 오후 7시경 밀양역 광장에서 열리는 문화제에 참석한다.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날 전국에서 3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2신 : 30일 오후 5시] 희망버스 참가자들, 송전탑 공사현장에 도착 30일 오후 4시가 지나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온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경찰병력을 뚫고 2곳의 송전탑 공사 현장에 진입했다. 희망버스 참가자 200명여명은 밀양시 상동면 도곡마을에 있는 110번 철탑현장에, 다른 200여명은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 마을에 있는 96번 철탑현장까지 진입했다. 나머지 500여명은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 122번 철탑아래 진입로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여수마을쪽 대치현장에는 장하나 민주당 의원, 문규현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발언과 구호등을 외치고 있다. 여수마을 노인회 회장 이재묵(76)씨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1신 보강 : 30일 낮 12시 20분] '희망버스' 밀양, 경찰 4천명 배치 밀양에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 30일 '밀양 희망버스'가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현장에 대규모 경찰이 배치됐다.
'밀양 희망버스'는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에서 3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희망버스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방경찰청은 50개 중대 4000여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밀양시 단장면 금곡교차로 등 곳곳에 밀양경찰서장이 내건 '교통 통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주민들의 농성장과 송전탑 공사장 주변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집회 현장에 온 경찰차에 밀양 주민 사고 |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가하기 위해 나오던 마을 주민이 집회를 막기 위해 배치된 경찰 승합차에 발등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오후 1시 10분경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에서 박아무개(64)씨가 남편과 집에서 나와 집회현장으로 가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 집회 때문에 현장에 온 경찰 승합차는 당시 주차를 하다가 후진 중이었다. 박씨는 현장에서 고통을 호소해 경찰차량을 타고 밀양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씨 남편은 "경찰이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후진하다가 사고를 냈다. 아내가 참아보려고 했지만 통증이 계속돼 결국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후진 중에 발생한 사고로 큰 사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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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교통 흐름을 보아 가면서 판단할 것이다. 처음부터 교통통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수마을 등 일부 지역은 대형버스 회차가 곤란할 경우 우회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전국 곳곳에서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출발했다.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대한문 등 전국 26개 지역에서 시민들을 태운 희망버스 50대가 밀양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만 버스 15대 600여명이 참여했고, 인천·수원·군포·당진 등에서 총 2000여명이 참여했다. 경남과 부산, 울산은 이날 오후 1시 전후에 희망버스가 출발한다.
참가자들도 다양하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재숙씨, 서울대 김세균 명예교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 장하나 국회의원(민주당) 등을 비롯해, 일반 시민과 대학생,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망버스를 탑승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경 주민 농성장과 송전탑 공사 현장에 집결한다. 현재 송전탑 공사는 밀양시 단장면과 상동면에 집중돼 있는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바드리마을 등 10여곳에서 농성하고 있는 주민들을 찾아 격려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7시경 밀양역 광장에 모여 문화제를 연다.
이미 울산에서 밀양까지 76.5km를 태화강을 따라 걸어오는 '울산희망도보팀'이 밀양에 도착했고, 하루 전날인 29일 먼저 도착한 파견미술팀은 밀양 희망버스를 환영하며 보라마을 102번 철탑 예정지에 '밀양의 얼굴들'을 설치하고 있다.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첫 탈핵희망버스가 밀양에 죽음의 송전탑 대신 생명의 나무를 심었듯이, 이번 밀양 희망버스는 경찰과 한전의 폭력과 고립 속에 절망에 빠져 있던, 살기 위해 무덤을 파야 했던 밀양의 주민들에게 희망을 나누고 희망을 채우고 희망을 약속하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양지역 관변․보수단체와 송전탑 찬성 주민들은 밀양 '긴늪교차로' 등 곳곳에 "희망버스=암흑버스"라거나 "외부세력은 물러가라"고 쓴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0월 2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는데, 밀양 4개면(산외․상동․단장․부북)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운다. 한전은 현재 16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1곳의 철탑 조립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