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저녁, 한국외대 사이버관 대강당에서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경기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한국외대서울교육방송국(FBS)과 외대합창단이 주관한 행사로, 10개 언어로 부르는 아리랑 콘서트였다.
콘서트의 총감독인 전종섭 교수는 "'Let the world sing Arirang in their tongues!'가 콘서트의 슬로건이자 곧 궁극적인 목표였다"며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뮤지컬 <영웅>과 <레 미제라블>의 주제곡들을 중국어·일본어로 번역해 선보였으며 중국어·일본어·아랍어·러시아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영어의 총 9개의 언어로 번역된 경기아리랑이 이어졌다.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르는 가장 마지막 순서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한 목소리로 아리랑을 합창했다.
콘서트에서 눈에 띈 부분은, 영어로 번역된 아리랑 2절과 3절도 선보였다는 점. 한국외대 관계자에 따르면, 2절과 3절 가사는 서양인의 시각에서, 서양인의 문화를 바탕으로 'The falling of the leaves'라는 시를 차용해 만든 새 노랫말이라고 한다.
외대 관계자는 "새로 만든 2절과 3절 가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리랑에서 느끼는 애절함과 슬픔이 서양인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던 김지영씨는 "10개 언어의 아리랑을 듣는 내내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한 과정이 느껴져 무척 감동적이었다"며 "이런 자리가 흔치 않은데 아이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수민씨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아리랑을 들을수록 가슴이 뭉클했고,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올랐던 외대합창단의 방창준 단장은 "지난 9월부터 어려운 외국어 발음을 지도받으며 노래를 연습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경기아리랑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의 아리랑이 더 많은 외국어로 번역돼 불려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