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철도노조의 반대 파업에도 불구하고 10일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강행한 것을 둘러싸고 시민사회와 야권의 반발이 이어졌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참여한 철도민영화 저지 부산시민대책위(아래 대책위)는 이날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서발 KTX법인 설립을 "민영화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수서발 KTX법인 설립이 초래할 철도의 공공성 훼손을 걱정했다. 대책위는 입장문에서 "(수서발 KTX법인은) 자회사가 잘되면 코레일이 손해를 보고, 코레일이 잘 되면 자회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철도 민영화는 요금 인상과 아울러 안전위협과 적자 노선 폐지 등 공공성 훼손 우려가 심각할 것"이라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는 정권을 향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박오숙 부산여성회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반대할 철도 민영화를 하지 못해 안달이란 말이냐"며 "정부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국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다고 맹비난에 나섰지만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은 재벌의 이윤추구의 도구가 아닌 국민의 철도를 이루기 위한 정의로운 행동"이라 말했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수서발 KTX법인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코레일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코레일은 주식회사를 만드는 것이라하지만 주식회사는 주식을 팔면 언제든 민영화 할 수 있고 사유화 할 수 있다"면서 "철도 민영화는 외국자본과 재벌에 국민의 재산을 팔아먹는 매국적인 행위"라고 코레일을 비판했다.
파업 가담자 전원 직위해제한 코레일... 더 큰 반발 불러정부와 코레일이 철도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펼치고 있는 강경 대응책은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앞서 국토교통부 등은 철도노조의 파업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고 코레일은 파업에 가담한 철도노조 조합원 4300여 명을 전원 직위해제하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공약파기, 민생을 파탄시킬 정책실패를 정치적 반대세력과 노동조합의 이념공세로 덧씌워 무마하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창우 정의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장성택을 숙청한 북한보다 더 하다"면서 "국민 4300명을 숙청한 것은 종북 정권보다 더한 월북정권이라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레일이 요금이 비싼 KTX는 100% 운행을 하면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대한 운행 편수는 60% 수준으로 줄인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용석 철도노조 부산본부 쟁의대책위원장은 "코레일이 파업기간에도 돈벌이를 하고 있다"면서 "서민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요금을 내고 KTX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허영관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KTX는 고속버스나 비행기 등 대체 수단이 있는데 무궁화호나 새마을호은 대체 수단이 없음에도 코레일에서 철도를 볼모로 해서 철도노조를 불법적으로 내몰기 위해 정책적으로 이용하는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다양한 활동은 계속된다. 11일에는 민주노총이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경고·연대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파업을 통해 철도민영화 저지 뿐 아니라 가스·의료 민영화 저지, 공무원 노조 및 전교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 현안과 철도파업을 연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