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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가수' 남인수(1918~1962, 본명 崔昌洙·姜文秀)의 생가로 알려진 가옥은 '문화재 아님'으로 최종 결정났다. 12일 문화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153호 '진주 하촌동 남인수 생가'를 등록 말소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고, 문화재청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결과를 공개했으며, <관보>에는 오는 17일경 고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일부 언론 이의제기와 관련해 일제조사 벌여"

문화재청은 2005년 진주시 하촌동에 있는 집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대문 앞에 '남인수 생가'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다.
 문화재청은 2005년 진주시 하촌동에 있는 집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대문 앞에 '남인수 생가'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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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문화재가 실제 남인수 생가가 아니라는 일부 언론의 이의제기(2013년 3월)와 관련하여 역사인물 관련 등록문화재 21건을 대상으로 '역사인물 관련 등록문화재 적정성 검토 일제조사'를 수행하였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 3인이 현지조사를 하였으며 지난 10월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심의에서 '진주 하촌동 남인수 생가'는 '관계전문가 의견과 지역주민의 증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재 호적상 남인수가 하촌동 194번지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으나 이 자료가 한국전쟁 당시 호적창고가 전소되고 난 후 정비된 기록이고 당시 정서상 실제 태어난 곳과 상관없이 부친의 거주지로 출생신고 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등 여러 정황 상 남인수의 생가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등록문화재에서 말소키로 의결하였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2008년 이전 등록된 21건에 대한 '역사인물 관련 등록문화재 적정성 검토 일제조사' 결과 이번 건을 제외한 20건은 등록사유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3월 <오마이뉴스> 보도로 알려져 ... 문화재청 조사 나서

'남인수 생가'가 실제 남인수가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않았다는 지적은 지난 3월 28일 <오마이뉴스>('친일가수' 생가가 문화재?... "그는 여기 안 살았다")가 단독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그 뒤 문화재청에서 '역사인물 관련 등록문화재 적정성 검토 일제조사'를 벌였고, 역사인물 관련 등록 문화재 21건 가운데 남인수 생가만 문제가 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2005년 '남인수 생가'를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는데, 당시 문화재청은 '남인수팬클럽'에서만 낸 서류를 근거로 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를 지정하면서 학적부 자료 검토와 현지 조사를 소홀히 해 문제가 벌어진 것이다.

'가요 황제'로 불리는 그는 1936년 나이 15살 때 '눈물의 해협'을 불러 가수로 데뷔했고,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 정거장' 등을 불렀으며, 30여년간 가수로 생활하며 당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한편 그는 대표적인 '친일 가수'였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8년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을 올라가기도 했다. 남인수는 1942~1943년 사이 '친일 군국가요'인 '강남의 나팔수', '남쪽의 달밤', '낭자일기', '병원선', '이천오백만 감격', '혈서지원' 등을 불렀다.

문화재청에서 2005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던 '남인수 생가'의 현재 모습이다.
 문화재청에서 2005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던 '남인수 생가'의 현재 모습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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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수는 해방 이후 정훈국 문예중대 소속 군위문 활동에 참여했고 1958년 대한레코드가수협회 회장, 1961년 한국가수협회 회장, 1961년 한국연예협회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진주시는 2012년 '남인수 생가'를 정비하기 위해 예산(1억3000만원)을 편성해 놓았다가 올해로 이월했는데, 생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비 계획을 미룬 바 있다. 또한 진주에서는 한때 '남인수 가요제'가 열리기도 했는데,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폐지됐다.


태그:#남인수,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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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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