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북한산 자락 수유리의 한 작은 암자에서 명조, 지상 두 비구니 스님과 10여 명의 신도들로 시작한 한 작은 모임인 한국자비공덕회(회장 석명조 스님,
www.kjb.or.kr)의 네팔 어린이 학자금후원이 2013년 12월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0여 년간 심장병을 앓고 있는 명조 스님은 아직도 심장박동기를 달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을 위해 실천을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다가 뜻있는 신도 몇 분들과 함께 2009년 6월, '남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인 한국자비공덕회를 창립하였다. 스님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보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시작한 것이다.
10여 명의 회원과 함께 매월 넷째 토요일 오전 10시에 향운사 법당에서 남을 위해 기도하는 법회를 열며, 보시금을 모아보니 매월 20여 만 원 정도가 모아졌다. 회원들은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그 돈을 모아둘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즉시 사용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석가모니 부처님 태어나신 네팔의 어린이들 위해 후원 회원들은 작은 보시금으로 후원할 수 있는 대상을 찾던 중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신 나라 네팔의 어린이들을 위한 학자금을 후원하기로 결의하였다. 네팔의 어린이들은 학교에 다니고는 싶으나 한 달에 1000루피(1만5000원 상당)의 생활비가 없어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너무나 많다. 가정의 경제사정이 너무 어려운 탓에 네팔 어린이들은 돌을 깨거나 아르바이트를 하여 자신의 생활비를 벌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팔 어린이들의 사정을 주한 네팔관광청한국사무소장 케이피 시토울나씨로부터 전해들은 자비공덕회 회원들은 2010년 새 학기부터 최초 12명의 어린이를 선정하여 12년간 매월 1000루피의 학자금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1회성으로 끝나는 후원보다는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본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하여 사회에 진출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자비공덕회에서 후원을 받는 네팔 어린이들은 네팔 동부 끝 칸첸중가 기슭 자바 코하바라(Jhpa Kohabara)오지에 위치한 버드러컬리학교 인근 마을에 있는 가난한 아이들이다. 버드러컬리 학교는 케이피 시토울나 씨의 고향에 위치한 학교로 그 역시 이 학교를 졸업하였다. 마침 그의 친구가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 재직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다.
자비공덕회 회원들은 각자 가정에 보시함을 비치하고, 매일 기도를 하며 그날 하루 부처님의 자비 행을 실천하기 위해 정성껏 후원금을 보시함에 넣는다. 그리고 모아진 성금을 매월 기도법회에 참석하여 전달하거나, 사정상 법회에 참석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은행계좌로 송금을 하고 있다.
후원 학생, 12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나 이러한 회원들의 정성어린 기도가 통했을까? 그동안 매년 자비공덕회 회원 수도 한두 명씩 점차 늘어나게 되었고, 보시금도 조금씩 더 모아지게 되었다. 자비공덕회는 보시금이 늘어나는 대로 후원 학생 수를 매년 늘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늘어난 후원학생 수가 지난 12월 현재 100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후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중고등학생 70명, 전문대학생 30명으로 2010년 최초 후원 12명보다 무려 88명이나 늘어났다. 이렇게 후원 학생 수가 증가되게 된 것은 부처님의 자비 행을 실천하고 있는 이 작은 단체의 정성어린 소식을 답지하고, 국내는 물론 멀리 해외에서도 한 분 두 분 후원을 계속해서 보내준 덕분이다.
네팔 어린이들의 현지 후원학생 선발은 7명으로 구성된 현지 운영위원회에서 아이들의 가정환경, 향학열 등을 감안 엄선하여 한국자비공덕회로 보내면, 재심을 통하여 최종 선발을 하게 된다.
학자금 전달은 현지 학교와 한국자비공덕회 공동명의로 개설한 현지은행계좌로 매달 송금을 한다. 그리고 그 송금액은 직접 어린이들의 통장으로 매월 1000루피씩 이체하여 전달된다. 학생들은 1년에 한 번씩 자비공덕회로 감사편지를 쓰기도 한다. 이러한 업무는 현지학교와 자비공덕회원의 봉사로 하기 때문에 송금수수료를 제외하고 회원들이 모은 성금 전액이 아이들의 학자금으로 쓰이게 된다.
지난해에는 중풍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두 누이를 돌보며 학교에 다니는 소년 가장 사빈이의 다 쓰러져 가는 집을 수리해주기도 했다. 사빈이는 매일 12km를 2시간 동안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데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학생들 미래교육 위해 컴퓨터 모금운동도 전개지난 2010년 10월 자비공덕회는 회원 20여 명이 불교성지순례를 하던 길에 컴퓨터 10대를 모금하여 이 학교를 방문 기증을 한 바 있다. 컴퓨터가 단 한 대도 없었던 학교 측에서는 자비공덕회에서 기증한 10대의 컴퓨터로 허름한 창고를 개조하여 컴퓨터 교실을 열고 있다.
그러나 버들러컬리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전문대학을 포함하여 1000여 명이 넘는다. 때문에 컴퓨터를 한 번도 만져보지도 못하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학생들의 가장 큰 소원이 컴퓨터를 한 번만이라도 만져보는 것이라는 것.
이러한 실정을 감안하여 자비공덕회에서는 네팔 오지 어린이들의 미래교육을 위하여 컴퓨터 모금운동을 별도로 벌이고 있다. 30여 대의 컴퓨터를 목표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목표액이 달성되면 내년 말 경 네팔 현지 학교에 전달을 할 계획을 하고 있다.
4년 전 최초로 12명의 네팔 어린이들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기쁨에 스님을 비롯한 회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동안 작은 정성이 모여 후원학생 수가 100명을 넘어서게 되자, 지난 11월 기도법회에 모인 회원들은 감격을 감추지 못하며 기뻐했다. 명조스님도 그 감동을 감추지 못하고 앞으로 부처님의 자비 실천 행을 더욱 꾸준히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여러분의 작은 자비실천 기도가 꽃을 피워 이제 100여 명의 네팔 어린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네팔의 어린이들이 우리들에게 큰 기쁨을 선물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정성어린 기도와 후원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비 실천 행으로 더 많은 네팔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한편, 자비공덕회는 후원학교의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전문대학생 중에서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매년 선발하여 특별 장학금으로 5000루피와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로 하여금 학업에 더욱 열중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해서다.
자비공덕회 회장 명조스님은 지금도 심부전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으며, 북한산 자락에 조그마한 토굴에서 생활하고 있다. 불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기에 원활하지 않는 협소한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스님과 자비공덕회 회원들은 매일 남을 위해 기도를 하며 모은 작은 성금으로 네팔의 가난한 어린이들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는 주는 쪽보다 받는 쪽에서 오히려 더 큰 행복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이렇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주는 무주상보시해서 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