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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여수갯가길' 팸투어에 참가한 전국에서 모인 파워 블로거들이 찰칵
 지난 주말 '여수갯가길' 팸투어에 참가한 전국에서 모인 파워 블로거들이 찰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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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천 년을 이끌 경제 대통령이 이곳에서 나온다."
웃음이 났다. "갯가길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이바구가 너무 센 거 아녀?"라며 히죽거렸다. 그런데 걷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누구에게 세뇌당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난 주말 '여수갯가길' 팸투어에 참가했다. 전국에서 여수갯가길을 알리기 위해 모인 파워블로거와 1박 2일을 함께 보냈다. 첫날 굴구이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갯가길 탐방에 나섰다.

이런 길은 처음 맛봤다. 갯가길을 걸으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길이 자연 그대로다. 완전 힐링코스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월전포(月田浦)였다. '달밭구미'라고도 부르는 돌산 우두리 상하동 월전포 앞바다에 자리 잡은 삼섬. 시원하게 확 트인 바다 위에 내치도, 혈도, 외치도가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기운이 이 섬에 모였다"

풍수지리학자가 앞으로 천 년을 이끌 경제 대통령이 나온다는 돌산 우두리 상하동 월전포 앞바다에 자리 잡은 삼섬의 모양. 좌측부터 외치도, 혈도, 내치도의 모습
 풍수지리학자가 앞으로 천 년을 이끌 경제 대통령이 나온다는 돌산 우두리 상하동 월전포 앞바다에 자리 잡은 삼섬의 모양. 좌측부터 외치도, 혈도, 내치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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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갯가길을 찾은 힐링객들이 삼섬이 보이는 바닷가 널방에서 신발과 외투를 벗고 마지막 기(氣)를 받고있다.
 여수갯가길을 찾은 힐링객들이 삼섬이 보이는 바닷가 널방에서 신발과 외투를 벗고 마지막 기(氣)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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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을 국내 최대 재벌기업에서 사려고 했지만 끝내 못 샀단다. 하지만 이 기업이 여수에 있는 섬 '사랑도'를 산 것은 사실이다. 이를 두고 상하동 연합청년회 김동광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기운이 저 삼섬에 모여 있대요. 그래서 (재벌기업이) 저 섬을 사려고 했는데 섬들이 공동소유여서 사기가 힘들었나 봐요. 다행스럽죠."

갯가길을 찾는 사람들은 삼섬이 보이는 바닷가 널방에서 마지막 기(氣)를 받는다. 나 역시 신발과 외투를 벗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 그래서인지 마치 성지순례 온 마냥 기운이 느껴졌다.

돌산은 역사적으로 지리적 위치때문에 방답첨사진(防踏僉使鎭)과 선소(船所)가 설치되었다. 군사들의 생계를 위한 둔전(屯田)도 형성되었던 곳이다. 특히 군내리에는 방답진 선소의 굴강이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굴전마을 북쪽의 진모마을은 무슬목으로 이어지는 긴 목 모양의 지형 때문에 진목으로 불렸으나 참나무가 많은 우두리의 진목(眞木) 마을과 구분되어 '진모'로 불려진다. 또 무슬목은 충무공의 전적지로 전해오는 곳이다. 정유재란 때인 1598년 지형적인 특성을 이용 왜군을 이곳으로 유인해 60여 척의 왜선과 300여 명의 왜군을 섬멸하였다고 전해온다.

여수갯가길의 상징은 거북이 모양이다. 그 이유는 여수에 섬과 바위 등 거북이를 닮은 12가지 형상이 있단다. 이순신 장군이 그 모습을 보고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원시와 첨단이 공존하는 길... 여수갯가길

여수갯가길 힐링여행 1코스는 총 23km로 약 8시간이 소요된다.
 여수갯가길 힐링여행 1코스는 총 23km로 약 8시간이 소요된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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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갯가길은 '원시와 첨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갯가길의 걷는 맛이 새롭다.
 여수갯가길은 '원시와 첨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갯가길의 걷는 맛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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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진모에서 출발했다. 여수갯가길은 '원시와 첨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스마트폰으로 갯가길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반면 길은 그야말로 원시길이다.

여수갯가길은 지난 10월 26일 개장됐다. 1코스는 23km 다. 총 12구간으로 나뉜다. 출발코스는 우두리항(돌산대교 아래)에서 시작해 하동, 월전포, 안굴전을 돌아 무술목에서 끝난다.

진모에서 출발해 갯가길을 걸어 월전포에 도착했다. 구간마다 특징이 있지만 진모에서 월전포 가기 전까지는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이다. 만조시에는 갯가를 못 걷는다. 그래서 산길을 걸어야 한다. 갯산길이 놓여있다. 갯것을 하러 다니던 옛길을 그대로 복원한 길이다.

여수갯가길은 '원시와 첨단'이 공존한다. 전국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갯가길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시스템이 설치되어 스마트폰을 대면 정보가 나타난다.
 여수갯가길은 '원시와 첨단'이 공존한다. 전국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갯가길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시스템이 설치되어 스마트폰을 대면 정보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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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수갯가길 힐링여행 1코스는 갯것하러 다니던 길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길을 통해 물이 빠지는 썰물 때 산을 넘어서 해산물을 채취해 먹거리를 마련했다. 이를 '갯것'이라고 부른다. 갯가의 정취를 느끼고 힐링할 수 있는 휴먼길이다.

여수갯가길은 순수 '민간참여'에 의해 개발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대부분 재능기부에 의해 조성되었다. 재능기부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돈이 얼마 들지 않았다. 시에게 지원 받은 금액은 약 2500만 원 정도가 전부다. 이 비용은 군데군데 표지판을 설치하는 데 쓰였다. 제주 올레길을 디자인한 로드디자이너 제주오름보전연구회 김홍구 본부장의 말이다.

"요즘 현대인이 왜 길을 걷는지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둘레길, 오름길, 테마길 등 600여 개의 등산길이 있지만, 길은 어떻게 만드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길이 자연을 위한 길인지, 인간을 위한 길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자연을 위한 길은 전국에서 '여수갯가길'이 유일합니다."

여수갯가길 김경호 이사장은 "기온이 내려갔는데 여수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눈앞에 보이는 것이 경남 남해와 통영 욕지도"라며 "8시간 풀로 걷는 여수갯가길 1코스에 이어 곧 환상의 여수밤바다 야경코스가 오픈 되고, 내년 3월 개장되는 갯가길 2코스는 정말 기대해도 좋다"고 여수갯가길을 널리 홍보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주대 언론학 교수인 그가 제주와 여수를 오가며 고향 돌산에 쏟고 있는 열정이 느껴진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서산대사의 '내가 걷는 길'이 생각났다.

한 힐링객이 여수갯가길 코스를 걷고 있다. 한사람만 걸을 정도로 좁은 여수갯가길은 옛길을 그대로 복원한 휴먼길이다.
 한 힐링객이 여수갯가길 코스를 걷고 있다. 한사람만 걸을 정도로 좁은 여수갯가길은 옛길을 그대로 복원한 휴먼길이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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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눈 내리는 들판을
밟아 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갯가길, #여수밤바다, #여수여행, #여수맛집, #김경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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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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