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한 데 이어 종교계에서 퇴진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대구지역에서도 목회자들이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 소속 목사들과 신도들은 지난 16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대 대선은 명백한 불법 부정선거였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양심으로 지금의 정치 현실을 보며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어 분연히 떨쳐 일어나 하늘의 메시지를 선포하고자 한다"며 "박근혜 정권은 불법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장이 심리전단을 꾸려 종횡무진 댓글공작을 펼치고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녕을 위하기 보다는 특정 후보의 선거를 조직적으로 지원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는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보훈처는 안보교육을 통해 불법과 부정선거를 지원했다며 "18대 대선은 국가 기관 전체가 조직적으로 저지른 불법 부정선거 쿠데타이기 때문에 그냥 모른 체 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불법 부정선거로 전 국민적 분노를 일으켜 촛불집회와 시국기도회가 줄을 잇고 있는 시점에도 여전히 박근혜 정권은 사과는커녕 미사 강론마저 빨갱이로 몰고 있다고 비난하고 "하나님의 눈이 찔리고 성직자의 선포가 종북이 되는 이 천인공노할 시점에 모든 종단들의 시국선언을 강력히 지지하고 존중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부정선거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더 이상 국민의 지도자로 설 자격을 상실했기에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세례자 요한처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어 굽은 길을 바로세우며 주의 길을 예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생명연대 김창주 총무인 목사는 "목회자로서 불법 선거에 대한 자기 반성이 없는 박근혜 정부에 더 이상 기댈 것이 없다"며 "이제는 사과를 넘어 퇴진을 요구해야 할 때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대구가 아닌 서울에서 가지게 된 이유를 지역정서와 언론의 무관심으로 돌렸다.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목정평) 대표인 고경수 목사는 "대구경북에서도 대통령을 무작정 지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역 정서가 보수적이고 지역언론도 제대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종교인들이 양심과 신앙을 통해 선포하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에 관련된 말씀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의와 평화가 없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마땅히 퇴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매주 목요일 시국기도회를 열고 오는 20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리는 불법선거 규탄 시국대회에서 다시 한 번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대구경북기독인연대는 대구경북목정평을 비롯해 대구경북생명연대 등 5개 목회자단체로 구성돼 있다.